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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포터] 천연기념물 '신두사구' 망치는 태안환경대축제

천연기념물인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일원에서 개최되는 '2010 신두리 샌드에코 페스티벌 태안환경대축제'가 사구에 모래 미끄럼틀을 설치하는 등 '환경훼손축제'로 변질되고 있다. 또 이번 축제 개막 첫날부터 인근 학생을 비롯해 공무원 등을 대거 동원하면서 주변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태안군은 지난 9일 태안환경대축제 개막식을 갖고 3일간의 일정으로 축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신두리 사구가 원형을 보존해야 할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데도 인근 행사장 내에 불법으로 모래 미끄럼틀(샌드 슬라이딩)을 조성했다. 또 기존의 모래로 되어 있던 사구 진입로에는 자갈을 깔아 4백여 미터의 도로를 만들어 버렸다. 아무리 편의를 위해 조성했다지만 사구의 이미지 훼손은 물론 신두리 사구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축제의 목적을 스스로 어긴 것.

게다가 태안군이 이번 행사 전에 내놓은 계획에 따르면, 사구 완충지역 밖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도보로 이동하기로 했지만, 정작 이날 행사장까지 1백여 대가 넘는 차량이 들어와 북새통을 이루면서 푸른 태안 21 등 시민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태안군은 행사 전에 문화재청에 '사구 보호구역에 대해서는 절대로 훼손시키지 않고 완충지역에서만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보고했지만, 실제는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사구 원형을 변형시켜 버린 것이다.

신구사구의 외래식물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그간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푸른 태안 21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수년째 신구사구 내에 외래식물 유입을 막기 위해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회원들과 함께 외래식물 제거에 많은 노력을 해 왔는데 물거품이 돼 버렸다"며 "외래식물 유입은 자동차로 인한 원인이 가장 큰데 왜 본래의 계획대로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 들어오지 않았는지 따져 물을 것"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축제 첫날부터 인근 지역 중학생에서부터 민간단체, 씨름부,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계층을 초월한 인원을 동원했다.

개막행사가 열리기 전인 이날 오후 3시경. 총 3억 원의 예산(도비 1억5천만 원, 군비 1억5천만 원)이 투입된 행사장에는 주제관을 비롯해 샌드아트 체험장, 샌드 슬라이딩, 태안특산물 음식마당 등 22개의 부스가 사구 일원 완충지역에 설치를 완료하고 관광객 맞이하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22개 부스 중 음식점에 일부 주민들의 모습만 보일 뿐 각 체험부스는 체험객 보다 대부분이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주 행사가 열리는 주 무대에서는 푸른 태안 21 인형극단인 '푸실'에서 준비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환경인형극'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단 12명의 관광객들만이 객석을 지켰다.

게릴라식 인원동원 눈살, 개막식 끝나자 행사장은 다시 '썰렁'



오후 4시 30분경. 개막식을 30여분 앞둔 시간 갑자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개막식장의 의자가 메워졌다.

관람석에는 하얀색 교복을 입은 중학생 단체로부터 의용소방대 조끼를 입은 민간단체, 그리고 대형버스를 타고 행사장을 찾은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관람석을 가득 메웠고, 정작 행사의 주체가 되어야 할 주민과 관광객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행사장 인근 원이중학교에서 왔다고 밝히는 한 학생은 '1, 2학년 학생 전부다 왔다'며 '1학년 31명, 2학년 23명 등 54명 정도가 행사에 참석했다'고 귀띔했다.

행사에 동원된 인원은 학생들뿐만이 아니었다. 개막식이 열리기 한 시간 전인 이날 오후 4시경에는 의용소방대와 해변구조대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두리 해수욕장 일원에서 '2010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 캠페인'을 벌였다.

내부에서도 아직 본격적인 피서철이 다가오지 않아 캠페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도 행사를 강행한 것은 개막식 인원동원용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캠페인에 참가한 한 대원은 '피서객도 많지 않은데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원동원을 통해 행사장이 가득 메워지자 본래 시간보다 20여분 지연된 오후 5시 20분경부터 시작된 개막식에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비롯해 김세호 태안군수, 정광섭 태안군의회의장 등 내외 귀빈들이 참석해 30여 분간 진행됐다.

하지만 개막식장에서 자리를 옮겨 행사장 입구의 '주제관'에서 테이프 컷팅이 진행되자 개막식장에 모여 있던 참석자들은 하나 둘 행사장을 빠져나갔고, 중학생과 공무원 등 단체로 동원된 인원들이 자리를 이탈하자 행사장은 순간 썰렁한 분위기로 변했다.

태안군은 개막식 행사에 초청장을 미리 보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축제장에 마련된 체험행사 하나 참여하지 못하고 단순히 개막행사만 참가하고 발길을 되돌리는 학생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11일까지 3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매일 1만 명씩 3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는 태안군의 목표는 결국 첫날부터 휘청거렸고 결국 축제가 종료된 11일 실제로 태안환경대축제를 찾은 외지 관광객은 목표인원의 10% 수준인 3천여 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예산낭비 논란이 도마 위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태안환경대축제는 태안군이기에 가능한 축제, 민간단체였으면 불가능했을 것

한편, 축제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5일 축제준비현장을 다녀간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구 보호를 위해 본래는 개발행위 불가 구역이 500m로 지정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으로 현상변경 허용기준안이 완화돼 지자체에서 판단, 민원인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는 개발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하지만, 이 관계자조차 '축제기간 동안 가설 건물로 설치돼 별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입을 연 뒤 '그러나 (허용기준 지역 밖에서의 개발행위는) 전적으로 태안군에서 판단할 일'이지만 '중장비 투입과 관련해서는 유선 상으로 실무자에게 장비반입을 중지시키라는 통보를 한 상태로 태안군 관계자가 행사 이후에는 모두 (행사 이전처럼) 원상복구 시킨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덧붙여 그는 '원상복구도 태안군이 판단해서 복구할 부분은 복구하고 보호구역 밖에 있는 것은 원상복구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또한 태안군이 판단할 일이다'며 '하지만, (천연기념물에서의) 모든 행사는 용역을 준다고 해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준안을 마련하는 등의 일련의 절차를 반드시 거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축제장을 다녀온 한 지역주민은 '이번 축제는 태안군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만약 민간단체가 축제를 주최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비아냥 거렸다.

또, 축제장 인근에 사는 지역주민으로 식당 운영에 참여했던 한 지역 주민은 '군민의 혈세 1억 5천만원을 비롯해 3억의 예산을 투입해 당초 목표의 10%에 밑도는 관광객들이 다녀갔다면 큰 문제'라고 한숨을 내쉰 뒤, '주최 측의 말만 믿고 음식물을 많이 준비하고 지역 주민들이 대거 참여했는데 큰 손해를 보게 됐다'며 '대책회의를 통해 군이나 도를 찾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거센 반발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김동이 SBS U포터 http://ublog.sbs.co.kr/east334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도 송고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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