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전격적' 금리인상 어떻게 이뤄졌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은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

그동안 전문가 사이에서 3분기 중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점쳐졌지만 그 시기는 주로 8월 내지 9월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오는 12일 올해 성장률에 대한 수정 전망치가 발표된데 이어 28일을 전후해 2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발표되고 나면 한은이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정부도 2분기 경제 지표를 확인하고 나서 금리에 손을 대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터였다.

하지만 이날 금통위의 결정은 이러한 시장의 예상과 정부의 기대를 보란 듯이 뒤집었다.

물론 이번 금리 인상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에 대해 금통위는 '그동안 충분히 예고된 일'이라는 반응이다.

김중수 총재는 금통위 본회의를 끝내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격적으로 올렸다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5월 금통위에서는 금융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문구에서 '당분간'이라는 말을 뺐다. 6월 금통위에서는 보다 노골적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미 두 차례 공포탄을 쏜 만큼 실탄을 쐈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현재로서 확인할 수 있는 5월 금통위 회의록을 보면 당시 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금리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6월 금통위에서 이러한 견해가 더욱 확산되고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금리인상을 의결했을 가능성도 있다.

16개월째 꼼짝도 하지 않아 일각에서 '식물 금통위'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금통위가 그동안의 자조적인 '무위이무불위(無爲而無不爲)'에서 벗어나 앞으로 김 총재의 말처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속도와 폭이 어떨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공교롭게 이날 취임 100일째를 맞은 김 총재가 자신의 성향으로 평가받는 '비둘기(온건파)' 이미지를 벗어나 발언의 무게감을 회복할지도 관심사다.

한은 내부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행동에 나선 것을 두고 김 총재와 금통위가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