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양재동 212번지 일대.
'잔디마을'로 불리는 이곳엔 무허가 비닐하우스 33가구가 이십 년 가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 한 복판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만큼 열악한 주거 환경에 갈 곳 없는 주민 100여 명이 비닐하우스를 짓고 살아 왔는데요.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지난 해 이 곳을 개발해 장기전세주택 600여 가구를 짓기로 결정하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해당 주민들은 당장 이주해야 할 형편에 놓였지만, 이들에게 해마다 부과돼 왔던 체비지 변상금으로 발길이 묶인 상황입니다.
해당 구청은 국공유지인 체비지를 무단으로 점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변상금을 부과하기 해 왔습니다.
이 곳 주민들 역시 90년대부터 해마다 적게는 100여만 원에서 많게는 2천만 원이 넘는 체비지 변상금 고지서를 받아 왔습니다.
지난 해 이 곳 주민 33가구에 부과된 변상금은 2억 1천 6백여만 원.
이제까지 체납 금액을 모두 합치면 16억 원에 이릅니다.
[잔디마을 주민 : 구청에서 들어오시지도 않고 영수증만 던져 주는 식이에요. 우리에게 이걸 내라고 주는 걸까 행정처리만 하기 위해서 감사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 내던지는 게 아닐까 한 번도 낼 생각을 못해 봤어요. 7~8백이면 지하방 얻어서 살지 환경이 얼마나 안 좋은데.]
형편이 어려운 탓에 한 해 두 해 미뤄온 변상금에 연 15%의 가산금이 붙어 이제는 한 가구당 수 천만원의 큰 돈이 되어 버린 상황입니다.
문제는 그 동안 주민들의 형편을 생각해 적극적인 징수에 나서지 않던 해당 구청이 얼마 전부터 통장과 자동차를 압류하는 등 적극적인 변상금 징수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서양석/잔디 마을 공동 대표 : 이것은 이러 저러 해서 이렇게 매겨야 한다고 주민들과 조정을 했다면 이렇게 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에요. 이 일대가 쓰레기 밭이었어요. 주민들이 다 치워서 사람이 겨우 살 수 있게 해 놨는데, 자기네가 싹 정리해 놓고 들어와 살라고 하면 안 살았다.]
이제는 체비지 변상금이 족쇄가 돼 완납까지는 이주조차 할 수 없는 상황.
양재지구 임대아파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SH공사는 올해 초 주민들에게 지장물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공사를 서두르고 있지만 변상금 족쇄에 묶인 주민들은 단기간에 거액을 변상금을 마련하지 못한 채 변상금 탕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와 해당 구청은 체비지 변상금은 법적 근거에 의한 정당한 부과이기 때문에 탕감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초구청 담당자 : 법에 탕감을 하게 돼있지 않아요. 탕감을 해 주면 좋겠지만 변상금 자체를 탕감을 할 수 없는 거 아니에요.]
한편 사업 시행자인 SH측도 다음 달 착공을 앞두고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SH 담당자 : 8월부터는 착공을 해야 하는데 거기가 212번지인데, 201번지 공터가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일단 그 부분부터 착공을 하면서…]
서울시내엔 강남구 포이동에 4곳을 비롯해 서초구 양재동, 잠원동 등 6곳의 체비지 마을이 있고 이 곳에는 3백여 가구 가량의 주민이 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잔디마을 주민에게만 변상금을 탕감해 줄 경우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어 변상금을 둘러싼 주민과 해당 구청의 줄다리기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시프트 공급 확대를 위한 궁여지책으로 체비지 활용을 내놨지만, 예기치 못한 변수로 사업 진행에 난항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