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는 태풍도 많고,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도 심심찮게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바닷가와 인접한 해안에서는 해일 피해도 있을 수 있다고 하니 주의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 특히 피해가 큰 게 자동차 침수입니다. 보험개발원에서 자동차 침수 피해와 관련한 대처 요령을 보내왔는데, 장마를 앞두고 한 번 눈여겨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자동차 침수와 관련한 피해는 매년 장마, 태풍 때마다 많이 보도가 되고 있지만, 자신이 직접 피해를 당해보지 않으면 얼마나 무서운지, 얼마나 막막한지 ^^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태풍 '매미'를 겪으면서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2003년 9월 12일, 태풍 '매미'가 남해안으로 상륙했습니다. 당시 8시뉴스 톱 뉴스로 중계차를 타야했던 저는 회사와 전화를 하면서 태풍이 진입하는 지점을 찾아 이리 저리 이동했습니다. 오전까지만 해도 경남 남해쪽으로 상륙할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서 처음에는 남해군에 위치를 잡았지만, 태풍의 경로가 변덕스럽게 바뀌면서 저녁에는 경남 통영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뉴스 시간을 앞두고 통영 마리나리조트 주변 바닷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늘었던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더니, 바람까지 정! 말! 거세게 부는 바람에 쓰고 있던 안경이 '휙~' 날아갔습니다.(오! 마이...T.T) 카메라 앞에 제대로 서있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세서, 스텝 형들이 제 다리를 한짝씩ㅋ 붙잡아줬고, 그 덕분에 겨우 방송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중계차를 타는 2분이 그렇게 길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방송 화면을 보니..참, 제가 봐도 '안습' 상황이군요ㅋㅋ)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뉴스 직전까지 제가 서있던 곳은 분명 뭍이었는데, 2~3분 방송을 하는 짧은 사이 해일이 밀려들면서 제가 서있는 곳이 바다로 바뀐겁니다. 서둘러 취재차량으로 이동했더니 이미 차량은 3분의 1쯤 물에 잠겨 있었습니다. 재빨리 문을 닫았는데도 차 내부에까지 물이 차 올라왔습니다. 다행히 시동이 꺼지지 않아서 주변 언덕까지 거북이 속도로 이동했습니다. 언덕에 도달한 이후에는 차량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거기까지 살아 움직여준 차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차 바닥에서 물이 송송 차올라오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차량 침수 피해'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몸으로 느껴지더군요.^^;
서설이 길었습니다. 그럼 본론으로 넘어가서... 차량이 물에 침수됐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을까요?
■ 침수된 차량 이동 요령
1) 견인차, 견인장비를 이용해 안전한 장소로 빼낸다.
2) 인양 후에는 자동차의 배터리 전극을 분리한다. 자동차 내 컴퓨터나 고가의 전기, 전자 제어장치를 누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3) 바닥 패널 이하로 침수됐다면 시동을 걸고 이동해도 되지만, 저속기어로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운행해야 배기가스 배압에 의해 물이 배기 파이프 안으로 유입되지 않는다.
■ 침수지역 통과 여부 판단
1) 앞에 물이 고여있는 경우 앞서 통과하는 차량을 통해 깊이를 판단한다. 배기 파이프가 물에 잠기지 않는 경우에는 그냥 통과할 수 있다.
2) 승용차 바퀴의 1/3 이상, 트럭 타이어의 절반 이상 잠기면 통과하지 않는다.
3) 길이 초행길이라면 우회하는게 바람직하다.
■ 침수지역 통과시 주의사항
1) 저속으로 조심스럽게 이동한다. 속도가 높으면 물을 밀어내면서 차 앞부분으로 물이 유입된다.
2) 에어컨은 끈다. 에어컨 콘덴샤 휀이 작동하면 엔진 방향으로 물을 뿌려 전기부품에 손상을 줄 수 있다.
3) 배기 파이프와 에어클리너 흡입구에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4) 수동변속기는 1~2단, 자동변속기는 2단이 좋다.
5) 침수지를 통과한 이후에는 저속주행을 하면서 브레이크를 반복해서 밟는다. 그래야 젖은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건조돼 안전하다.
■ 침수지에서 시동이 꺼질 경우
1) 피스톤 내부에 물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재시동하면 엔진이 손상될 수 있다.
2) 신속하게 배터리 전극을 분리하고, 안전지역으로 견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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