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야생에 적응해 가던 지리산 반달곰 두 마리가 최근 잇따라 목숨을 잃었습니다. 버려진 농약과 올무 때문이었는데요.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길이 멀기만 합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기자>
나무 위에 여섯 살 난 암컷 반달곰, 랑림이가 걸려있습니다.
멧돼지를 잡기 위해 마을 주민이 쳐 놓은 올무가 문제였습니다.
올무에 목이 걸리자 나무 위로 올라가 버둥대다가, 줄기에 뒤엉킨 상태에서 떨어져 질식해 죽은 겁니다.
랑림이는 2년 전에도 두 번이나 올무에 걸렸다가 가까스로 구조돼 목숨을 건졌습니다.
작년엔 최초로 야생에서 새끼까지 낳으며 정착에 성공하나 했지만, 세 번째 걸린 올무에 결국 희생된 겁니다.
지난 12일에는 경남 산청에서 네 살된 수컷 곰이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농민들이 버린 살충제 병에 남아있던 농약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10년 전 방사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사람에 희생된 곰은 모두 다섯 마리가 됐습니다.
[신용석/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 :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광역적인 곰 보호구역을 설정해서, 해당 자치단체 및 지역주민들과 더욱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지리산에 남은 반달곰은 모두 열 여섯 마리.
자연과 공존하기 위한 인간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 영상편집 : 오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