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해 존엄사 논쟁을 촉발했던 고(故) 김 할머니의 유가족은 호흡기를 제거한 지 만 1년을 앞두고 "생명경시 풍조를 예방하려면 연명치료 중단기준은 신중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는 작년 6월23일 호흡기를 뗐다.
유가족의 대변인 역할을 한 맏사위 심치성(50)씨는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의미없는 연명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환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례별로 조심스레 판단해야 할 문제에 일괄적인 기준을 서둘러 마련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심씨는 "경제적 이유나 (환자가 아닌) 주변의 의견에 따라 치료중단이 결정되는 것은 우리 가족이 전혀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이 문제와 관련된 논의가 더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할머니는 2008년 2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폐암 조직 검사를 받다가 과다 출혈로 뇌손상을 입어 인공호흡기로 연명하는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인위적으로 수명을 연장하지 마라'는 것이 환자의 평소 뜻이었다며 소송을 제기, 약 1년 만에 '호흡기를 떼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 작년 6월23일 기기를 제거했다. 할머니는 이후 201일 만인 올해 1월10일 별세했다.
심씨는 호흡기 제거 결정과 관련해서는 "장모님의 뜻에 따른 결정이라 전혀 후회가 없고, 지금 똑같은 일이 일어나도 같은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어려운 소송을 벌였지만, 이 일 이후 국내 병원에서 중환자의 뜻을 존중해 연명치료의 범위를 결정하게 하는 관행이 많이 퍼져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 유족은 병원 측의 과실로 고인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며 담당 의료진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하고, 1억4천여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검은 다음달 초 의료진 과실과 관련한 의사협회 측의 소견자료를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되는 민사소송은 담당 재판부가 의사협회 소견서를 기다리며 공판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김할머니 유족 "연명치료 중단기준 신중해야"
"1년 전 결정에 후회없어"…"환자 의사 존중 확산은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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