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세종시 출구전략'에 합의한 가운데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계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로 넘겨 표결을 강행할 태세여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여야는 16일 원내수석부대표간 협의에서 세종시법 수정 관계 법안을 국토해양위 등 해당 상임위에 상정,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사실상 세종시 수정안을 상임위에서 '안락사(死)'시키는 출구전략인 셈이다.
국토위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표결할 경우 국토해양위원 31명 중 수정안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 9명과 야당 의원 12명 등 모두 21명에 달해 부결될 것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임위에서 부결된 법안의 경우 국회의원 30명의 요구로 본회의에 재부의할 수 있다는 국회법 87조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당장 수정안에 찬성하고 있는 친이계 의원들은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회부, 의원들의 투표를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 후세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본회의 표결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친이 직계 의원은 17일 "어차피 세종시법 수정안은 출구전략에 들어간 것 아니냐"면서 "다만 상임위에서 사장시켜서는 안되고 본회의에 부결시키는 방식이어야 하며 본회의 표결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친이계의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내 친박(친박근혜) 진영은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게 민심을 모르는 것이고, 그렇게 한다면 과유불급"이라며 "그런 일이 없어야 하고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역사에 기록을 남기자고 하는데 국민과 약속을 헌신짝처럼 여기는 정치인으로 기록에 남아서 자신과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그런 오기를 부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친이계가 '세종시법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을 추진할 경우 당내 친이-친박간 갈등은 물론, 여야 관계도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하지만, 국회 내에서는 '본회의 표결 추진'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자이툰 부대 철군 촉구 결의안'을 놓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에 회부했지만 한나라당의 반발로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던 사례에서 보듯 국회 관행상 실현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더욱이 상임위에서 부결된 법안을 본회의에 회부하기 위해 의원 30명의 요구가 있어야 하지만, 이것도 의원총회에서 의견수렴을 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계파갈등을 또다시 유발할 소지가 많다.
국회 관계자는 "상임위에서 부결된 법안이 본회의에 회부될 경우 어쩔 수 없이 표결을 할 수밖에는 없지 않겠느냐"며 "하지만 본회의 표결은 여야가 합의한 경우에만 실시해온 게 관례"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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