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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라디오 연설문 막판까지 '고심'

이명박 대통령의 14일 라디오연설은 발표 직전까지도 수정을 거듭하는 등 막판까지 고심했다.

6.2 지방선거 이후 침묵으로 일관해온 이 대통령이 12일 만에 내놓는 공식입장인 만큼 자구 하나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인지 언론에도 방송 시작 30분 전인 7시30분께 연설문이 배포됐다. 이 마저도 7시 현재 수정본으로 실제 방송에선 이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원고와 다른 표현을 가감한 내용이 발표됐다.

연설문 성안 작업은 전날 밤늦게까지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박형준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김두우 메시지기획관 등 청와대 일부 핵심 참모진만 참석한 가운데 극도의 보안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통상 라디오연설과 달리 TV를 통해 생중계하기로 한 것은 이날 연설의 중요성에 대한 청와대의 인식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연설은 태극전사의 월드컵 축구 승전보로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사전에 배포된 원고에는 없던 내용인 "정말 신났다. 손녀딸을 안고 펄쩍펄쩍 뛰었다"라고 감격해 한 뒤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거침없이 세계를 향해 뛰는 모습이 감격스러웠다"며 웃음을 머금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본론'에 들어가서는 웃음기를 거두고 연설 10여분 동안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국정쇄신책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와 내각의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개편하겠다"는 부분 앞에는 "준비가 되는 대로"라는 단서를 달아 충분한 숙고 기간을 거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또 각 분야의 선진화 개혁 대상으로 원고에는 "규제, 공기업, 노사, 교육"을 꼽았으나 실제 발표 시에는 `검.경'을 추가함으로써 최근 `스폰서 검사' 이후 불거진 법조 개혁도 빼놓지 않았다.

4대강 사업 부분에서는 재해 복구 비용에 들어가는 `막대한 돈'을 줄일 수 있는 사업이라고 돼 있었으나 "수조원의 돈"으로 해마다 들어가는 피해액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각종 국책사업과 관련, "정책적 사안이 정치적 사안이 됐다"며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 등이 논란의 대상이 된 데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다만 연설의 마무리는 다시 "`대∼한민국'을 외치며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겠다"고 태극전사의 선전을 염원하며 엷은 미소를 띤 채 끝을 맺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은 짙은 감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해 안정감을 줬으며, 위민관 집무실 책상에 앉아서 방송하는 동안 두 손을 깍지를 끼운 채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등 시종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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