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갑 사용을 남용하는 것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라며 제동을 걸었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이모씨는 벌금 70만원을 내지 않아 지명수배된 줄도 모르고 지난 1월 경기도의 한 경찰서를 찾았다.
벌금 미납으로 현장에서 졸지에 체포된 이씨는 "벌금만 내면 되는 것 아니냐"며 경찰의 미란다 원칙 준수 확인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
그러자 이씨 신병처리를 맡은 수사과의 한 경장은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이씨의 손목에 대기실에 걸려 있던 수갑을 채웠다.
소란을 피웠다거나 자해를 시도할 우려가 있던 것도 아니었으나, 이씨는 검찰로 인계될 때까지 호송차 속에서도 계속 수갑을 차고 있어야만 했다.
인권위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나서 결정문에서 "헌법재판소는 구체적 위험이 존재할 때만 예외적으로 수갑 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판시했다"며 "도주가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수갑을 사용한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어 수갑을 사용한 경찰관에 경고 조치를 하고 담당직원에게 장비 사용과 관련한 자체 인권교육을 하라고 해당 경찰서장에게 권고했다.
경찰서 안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경찰이 수갑을 채웠다가 인권위로부터 같은 내용의 권고를 받은 사례도 있다.
벌금 미납 수배자였던 진정인 김모씨는 지난 3월 경기도의 다른 경찰서 형사과 보호실에서 형사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다 담배와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수갑까지 차는 신세가 됐다.
인권위는 "진정인이 보호실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만으로 수갑을 채운 것은 인권침해"라며 "경찰 장구 사용과 관련해 자체 인권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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