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논란을 빚었던 지방청사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2지방선거 이후 지방권력의 지도가 많이 바뀌면서 퇴임을 앞둔 단체장과 생각이 다른 새 수장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워낙 호된 여론의 비난을 받았던 터라 일부 당선자는 아예 청사건립계획을 없었던 일로 하거나 매각하겠다고 나서는 실정이다.
하지만, 호화청사 논란 지자체에 입성할 대부분 당선자는 주민의견을 들어보고 나서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 지역에서 이 문제는 당분간 물밑에서 잠복상태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지화·매각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지자체의 당선자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경기 성남시와 안양시가 대표적이다.
이재명 성남시장 당선자는 폭탄 발언을 했다. 지난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성남시 호화청사를 업무·상업시설 용도 변경해 민간에 매각하겠다고 한 것. 매각 전에는 탁아·문화·교육공간으로 시민에게 환원하겠다고도 했다. 또 청사매각 차액 3천억원 가량도 교육·의료·복지 등 공약이행 자금으로 쓰겠다고 약속했다.
성남시는 지난해 11월 3천222억원을 들여 분당구 여수동에 지하 2층, 지상 9층, 연면적 7만5천611㎡ 규모로 지은 새 청사에 입주하면서 호화청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대호 안양시장 당선자도 이에 뒤질세라 강공을 날렸다.
1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현 시장이 추진 중인 100층짜리 초고층 복합빌딩을 건립하지 않겠다고 분명한 뜻을 밝혔다. 최 당선자는 "100층 청사는 시민의 정서를 외면하고 (현 시장이) 구체적인 계획 없이 선거를 의식해 발표한 것으로, 짓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안양시는 2018년까지 현 청사부지에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지어 행정청사(안양시·시의회·동안구청), 비즈니스센터, 호텔, 시민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지난 1월 발표한 바 있다.
◇의견수렴이 먼저..주민편의시설 활용에 '무게'
대부분 당선자는 당장 팔거나 일부 시설을 임대로 내놓겠다는 등 일종의 극약처방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주민 생각을 알아보고 의견을 듣는 게 우선이라는 것.
다만, 주민편의를 높이는 쪽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은 적극적으로 모색하려고 나서고 있다.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 당선자 측은 아직 신청사 활용계획을 잡지 않았다면서 주민과 공무원 의견을 더 들어보고 나서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하겠다는 태도이다.
일반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 안 되고 흩어져 있는 만큼, 지하층과 지상 1, 2층을 주민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 당선자 측도 비슷하다.
일단 신청사에 들어가고서 주민동의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매각할지 그대로 사용하지 여부를 저울질하겠다는 것.
경기 용인시 김학규 당선자도 "수지구청 호화청사가 수지구 이외 주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줬다"며 "이 공간의 3분의 1 이상을 평생학습·보육복지·생활체육·문화공간으로 활용해 주민에게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호화청사 낙인 억울해
일부 당선자는 호화청사라는 지적이 부당하다며 적극적인 방어논리를 펴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박홍섭 구청장 당선자는 "마포구청사는 시세 3분의 1 이하인 평당 400만원에 땅을 사들여 지은 것으로 호화청사가 아니다"며 "호화 청사라는 비판 자체를 인정 못 하겠다"고 주장했다.
박승호 포항시장도 "행안부의 호화청사 기준을 솔직히 모르겠다. 청사 안에 800여명의 공무원이 근무하는 데 현재도 공간이 부족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나아가 "작년부터 청사 안 에너지 사용량을 24%나 줄이는 등 효율적으로 청사관리를 하는 데 호화청사라니, 실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강조했다.
박한재 부산 동구청장 당선자 역시 "빠듯한 예산 상황에서 지어서 그렇지, 호화청사라고 보긴 어렵다. 현재도 오히려 좁다는 생각"이라며 "팔려고 해도 살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종합=연합뉴스)
'호화 논란' 지방청사 어떻게 되나?
백지화·매각…주민편의시설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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