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서울시의원은 물론 생각이 다른 각계각층 인사와 시민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야당 의원과 시민단체, 야당을 지지한 젊은계층 등과 시간을 보내고, 일반 시민과 정례적인 만남을 갖는 등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의회의 '여소야대' 구조에서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며, 그게 바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내린 명령"이라며 "그러나 원칙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강남 몰표로 당선됐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면 '강남 몰표'로 당선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지난 4년간 비(非)강남지역에 진정성을 갖고 지원을 한 것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오시장과 일문일답.
◇'여소야대' 국면 "대화로 풀겠다"
--시의회에서 야당 의원이 3분의 2가 넘는다. 광역의회가 여소야대가 됐으니 그 어느 때보다 정치력이 필요한데 복안은.
▲험난할 것이다. 각오하고 있다. 그쪽은 그쪽대로 공약의 형태로 공개적인 약속을 했고, 나 역시 약속을 한 입장이니까 대화를 하고 협의를 하겠지만 합의에 이르는 길이 어렵고 길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라는 게 유권자의 명령이다. 다만 내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원칙을 훼손해가면서 타협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내친김에 성향이 다른 시민단체나 야당 지지 계층 등 생각을 달리하는 분들을 만나려고 한다.
--당장 야당에서 시의회를 통해 서울광장 개방을 요구할 것 같은데.
▲여소야대가 된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시의회 의석 다수를 점할 때는 쉽게 오해를 받을 수 있었다. 그동안 서울광장을 개방 안한 게 아니다. 무슨 일이든 우선순위가 있는데, A단체가 쓴다고 예약해둔 것을 B가 쓰겠다면 허용할 것인가. 또 원칙이 건전한 문화, 여가 공간으로 쓴다는 것이다. 정치적 집회에 광장을 오픈하면 걷잡을 수 없다. 민주당 의원이 다수라고 이런 원칙이 바뀔 것인가. 합리적 토론을 해보면 결국 그렇게 원칙으로 간다고 본다.
--교육정책에서 교육감, 구청장과 다른 부분이 있는데 해법은.
▲앞으로 (그들과) 자주 만나려 한다. 특히 초기엔 더 자주 만나야 한다. 곽노현 당선자는 매우 합리적인 분이다.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상대방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계가 있다면 자신의 정책을 공언했다는 것이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곽 당선자도 '3무(無) 학교'에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나. 또 한정된 예산을 저소득층을 보조하는 데 쓰는 게 좋을까, 아니면 여유있는 계층 학생에게 급식하는데 넣는 게 나을까는 토론해보면 쉽게 결론이 날 문제다.
◇"소통 강화하겠다"
--개표 과정에 민의를 실감했다고 했는데 시민과 소통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것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민선 4기에도 초기에 한달에 두번 꼴로 시민을 만났지만 하다보니 임기 말에는 횟수가 줄었다. 무조건 정례화하라니깐 만날 사람을 발굴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그것을 다시 복원하겠다. 만날 사람을 발굴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현장을 다니면서 자연스러운 소통을 요구하는 의견도 많은 듯하다.
▲나야말로 현장을 굉장히 강조한다. 불시에 시민을 만나라고 간부들에게 반복적으로 요구한다. 나도 미리 계획하지 않은 방문을 여러차례 했다. 요즘 시민들은 인사하고 1초도 지나지 않아 바로 민원을 말한다. 앞으로는 더욱 자주 다닐 것이다.
--광화문광장에 대해 시민이 체감하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광화문광장에 대한 논란은 10월 광화문 개축 공사가 끝나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다만 서울의 역동적 도시 이미지를 새기려고 과욕을 부린 게 있었다. 스노우잼 등의 행사가 그 예이다. 그러나 광화문광장은 역사성이 드러나는 엄숙한 공간이며, 역동성을 굳이 그곳에서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공감대였기 때문에 그런 행사를 더이상 안했다. . 행사를 줄이고 잔디밭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펀 시티(Fun City)' 개념을 놓치는 것이다. 역동성이나 펀 시티 개념은 서로 통하는 것으로, 펀시티라는 평판은 국제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외국인 투자 유치나 관광 등에는 엄숙주의가 별 도움이 안된다. 광화문이 완공된 다음 시민 의견을 물어 엄숙주의와 펀 시티 둘 중에 선택할 것이다.
◇역점사업…"잘 진행될 것"
--디자인서울, 한강르네상스 등 역점사업과 관련해 민선 4기보다 저항이 있을 듯하다.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그 문제는 썩 걱정하지 않는다. 디자인서울의 본질은 '철학'이다. 시정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냥갑 아파트는 승인을 안해주는 것이다. 특별히 돈을 투자하자는 게 아니다. 서울에 도로 표지판의 글씨, 색깔을 통일하는 원칙을 만드는 데 돈이 들지 않는다. 하는 일을 그대로 하되 디자인을 통일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이해가 없다보니 비판을 하는 것이다.
사실 현장에서는 좋아한다. 25개 자치구에 2개씩 디자인거리를 만드는 사업이 절반 정도 진행됐는데 벌써 매상이 오르는 등 효과도 입증됐다. 이런데도 하지 말라면 안하면 그만이다. 아마도 시의회에서는 더 해달라고 할 것이다.
한강르네상스도 마찬가지다. 지금 한강변에 주말이면 어떨땐 100만명이 모인다. 여름이면 더 늘어날 것이다. 시민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한강르네상스가 선거철에 4대강과 비슷하게 받아들여진 측면이 있다. 그런데 한강르네상스와 운하가 무슨 상관인가. 한강에 만드는 것은 무역항도 물류항도 아니고 인천과 연결되는 여객터미널이다. 경인운하가 생기는데, 한강에 여객터미널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오 시장의 환경운동 경력 등이 덜 알려진 것 같다.
▲강서습지공원, 암사생태공원, 여의도샛강공원 등에서 생태복원 사업을 하고 있다. 시민들은 자전거 도로를 다니면서 갈대숲, 잔디, 나무가 느는 것을 알고 환영하는데, 시장 선거에 나온 사람만 반대한다. 그래서 이들의 비판에 반향이 없는 것이다.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조직 개편 구상은.
▲지난 4년간 조직 개편을 크게 작게 많이 했다. 내 지론은 조직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행정수요에 맞춰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행정수요 변화는 기업보다 심하다. 게다가 이번에 새로운 비전을 공개했으니 그에 맞게 개편할 필요가 있다.
◇'강남시장' 아니다
--강남 지역에서 몰표를 받아 당선됐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일부 언론에서 강남에서 몰표가 나왔다고 하길래 분석해봤는데 사실이 아니다. 4년 전에는 사실일 수 있다. 4년 전 강남 지역 득표차이를 보면 내가 8, 강금실 후보가 2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6.5대 3.5로 차이가 줄었다. 그런(강남 몰표)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일종의 착시현상 때문이다. 초기에 강남 지역에서 개표를 했다면 내가 계속 앞서는 구도였을 것이다.
또 중구, 용산, 영등포 등은 민주당 구청장이 당선됐지만 시장 선거에서는 내가 한명숙 후보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 자체조사 결과이지만 종로, 성동, 노원 등 강북 지역 8개 구에선 한 후보와 내가 2%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았다. 민선 1∼3기때는 20개 이상 구청에서 구청장이 시장과 동반 당선됐고, 시장선거 1위와 2위의 표 차이는 8.9∼9.6%포인트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청장 선거는 졌지만 시장선거에서 오히려 나는 이겼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강남 덕분에 당선한 게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비강남 지역에서 지지가 많아진 원인을 든다면.
▲지난 4년간 비강남에 쏟은 애정이 인정을 받은 것 같다. 나는 그동안 재산세 공동과세제 도입, 서남·서북권 르네상스 등 강북지역에 진심어린 지원책을 계속 내놨고 시민들이 그걸 기억해줬다. 재정지원, 공원·녹지 조성, 문화시설 설치 등이 모두 비강남 지역에서 이뤄졌다.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흔들리지 않는 신뢰를 만들었다고 본다. 이번 선거는 쓰나미였다. 바닥에서 폭발 직전의 에너지가 만들어졌던 것이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가 아니면 버텨낼 수가 없었고 그 뿌리는 신뢰라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소각장 공동 이용은 표 떨어지는 행정이다. 소각장 주민들이 머리띠 두르고 몇 년을 갔다. 나는 양천구 소각장 공동 이용을 관철해냈다. 또 다른 예로 전임 시장들이 못해냈던 청계산 화장장을 착공했다. 재산세 공동과세 도입도 내상을 많이 입으면서 해냈다. 경선 과정에서 그 문제로 아주 힘들었다. 부작용이 많은 뉴타운 추가 지정 압력을 이겨낸 것도 뚝심을 발휘한 사안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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