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합의물인 코뮈니케 도출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인물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G20 의장국의 대표로서 남유럽발 재정위기 해법, 금융권 분담방안, 금융규제 등 국가별 입장이 엇갈리는 주제들을 아우르면서 일정한 합의와 진전을 이루는데 윤 장관의 노력이 상당 부분 배여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분담방안인 은행세 도입문제에 대해 5가지 고려사항을 바탕으로 원칙을 개발키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 장관은 당초 이 문제에 부정적인 캐나다가 세션 의장을 맡을 경우 논의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해 의장역을 자청했다.
실제 회의석상에서도 국가별 찬반이 갈리면서 시각차가 첨예하게 드러났다고 한다.
이에 윤 장관은 "국가 간에 의견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피츠버그 정상회의 때 합의한 것이고, G20의 신뢰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원칙에는 어느 정도 합의해야 한다"고 호소해 진전을 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은행세 도입문제는 국가별로 입장이 너무 달라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합의만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나마 한국의 중재로 논의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는 장치를 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유럽 재정위기 해법으로 고부채국가와 여력이 있는 국가 간 차별화된 정책 대응에 나서자는 합의가 코뮈니케에 담긴 것 역시 한국이 주도한 초안을 대부분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신흥국들은 선진국에서 발생한 위기인데 왜 신흥국들이 또다시 고통을 분담해야 하느냐는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신흥국은 선진국의 책임을 자기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하지만 국가별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국제경제 전체는 물론 결과적으로 개별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금융개혁 중 자본.유동성 기준 강화방안 도출 시기를 연말에서 올해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로 당긴 것도 윤 장관의 요청을 G20 재무장관들이 수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윤 장관은 "자본규제 문제는 모멘텀을 이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올해를 넘기면 그 모멘텀을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며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정상 간 합의를 도출하려면 11월이 적기"라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과 관련해 국내, 지역간, 다자간 노력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대출제도 개선 등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코뮤니케에 명시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이런 진전은 윤 장관이 공식회의에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책을 미리 준비한 것은 물론 사전에 양자회담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는 4일 회의 개막 전에 정상회의 공동의장국인 캐나다,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큰 미국, 영국 재무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또 신흥국 내에서 발언권이 큰 브라질과도 양자회담을 통해 주요 의제에 대한 협조를 사전에 당부했다.
중국과는 이번에 개별접촉을 갖지 않았지만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 등을 통해 평소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양자회담을 통해 사전에 이견을 조정하고 협조를 얻어냈다"며 "이후 회의 석상에서 국가 간 입장차를 인정하면서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부분의 접점을 최대한 찾도록 노력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G20 장관회의, 빛 발한 윤증현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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