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퇴송하라(황장엽을 살해하라)"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인 황장엽씨를 살해하기 위해 위장 탈북했다가 4일 검찰에 구속기소된 북한 공작원 김모(36)씨와 동모(36)씨는 황씨를 '상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공작원답게 임무와 관련된 핵심 표현은 일종의 암호를 사용했던 것.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국가정보원을 '병원', 살해는 '퇴송'이라고 각각 지칭했다. 이에 따라 국가정보원의 탈북자 심문 조사가 마무리되는 것을 "퇴원했다"고 표현했다.
황씨에 대한 경호가 엄중해 소재를 파악하고 살해 지령을 수행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위한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미리 학습하고 남쪽의 드라마를 시청했다"며 "한국 사회에 안착하려고 안마사와 자동차수리공 등의 직업 교육까지 받아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SBS 드라마 '사랑은 블루'와 '바람의 노래', KBS 드라마 '야망의 전설' 등이 남한 사회를 미리 공부하기 위한 이들 2인조의 '학습도구'였다.
한국 사회를 학습하면서 북한에 비해 경제적으로 잘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독자적인 능력으로 잘 사는게 아니라 미국의 힘에 의해 잘 살게 된 것이 아니냐"고 폄하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은 또 "북한의 주적은 미국이며 남한은 그 다음 단계다. 남한이 잘 사는 것도 미국 때문이고 북한이 못 사는 것도 미국 때문"이라며 미국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김씨 등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된 공민증(북한의 신분증)을 발급받고 해당 인물이 실제로 거주했던 지역을 답사하는 등 신분세탁 준비에만 최소 6개월 이상을 들였으나 결국 가짜 신분 때문에 꼬리를 밟힌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한국에 들어온 뒤 합동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한 인민학교를 나왔다고 진술했다가 같은 시기 그 학교를 다닌 다른 탈북자와의 대질 신문에서 교장의 인상착의, 학교 현항 등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해 의심을 받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북한 공작원에 황장엽은 '상품' 국정원은 '병원'
한국 안착위해 다양한 직업교육…"북 주적은 미…남은 다음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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