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20일 사건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백령도 주민들은 '안보 불안'에 대한 동요보다 생업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근심이 가득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으로 결론이 나면서 남북관계가 지금보다 더욱 나빠지면 북한과 가장 인접한 백령도 주변의 긴장이 고조될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조업 통제와 관광객 감소로 이어져 현지 주민들의 생계에 큰 타격을 주 게 된다.
김동일 연화1리 이장(56)은 "우리야 항상 긴장 속에 살았으니까 북한의 위협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데 생업이 걱정"이라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이장은 "현지에 사는 사람보다 오히려 뭍에 있는 사람들이 백령도를 위험지역으로 보니까 주민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피해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백령도 주요 관광지인 두무진 인근에서 여행사와 횟집을 운영하는 김복남(52) 연지어촌계장은 "정부 발표 전부터 이번 주말 여행객 절반이 '불안해서 못 오겠다'며 예약을 취소를 했다."라고 하소연했다.
김 계장은 "백령도를 떠나든가 해야지 어디 살겠나."라며 "잘 마무리되나 했더니 정국이 이렇게 흘러가서 한동안 또 힘들어질 것 같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주민들은 북한 소행으로 결론이 났지만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데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김동일 이장은 "북한에 당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매우 나쁘고 그에 상응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린 아이같이 멱살 잡고 싸울 수도 없는 일이고.. 정부도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에서 어로 보호 등 대민 활동을 하는 해경은 북한 소행이라는 결론을 주민들보다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실제 경비함정을 타고 출동하는 경찰관을 비롯해 모두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이나 어민이 조업활동을 하는 가운데 북한과 마찰이 생겨 민간인이 피해보는 일이 생길까 신경이 쓰인다."라고 밝혔다.
백령도 사고 해역에서 함미.함수 인양작업에 참여했던 민간 인양업체 관계자들도 정부 발표에 '국가적인 불행'이라며 안보에 큰 구멍이 뚫렸다고 걱정했다.
함미 인양작업을 맡은 88수중개발의 이청관 전무(69)는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다니 분하고 원통하다. 같은 민족끼리 그럴 수 있나."라며 착잡해했다.
그는 "해군에서는 왜 사전에 몰랐는지 모르겠다. 모든 국민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군사력을 키우든가 아니면 북한과 협상을 잘해서 국가적인 불행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정부의 적절한 대응책을 요구했다.
북한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도 정부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황해도민회 인천지구 지명식(74) 사무국장은 "실향민들은 진작 북한의 소행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며 "정부는 이번 기회에 확실한 응징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에 사는 유모(21)씨는 "인천에 사는 게 더 불안해졌다."며 "이번 일로 북한과의 화해 협력은 힘들어진 것 같다. 통일이 더욱 멀어진 것이 아닌가."라고 걱정했다.
(인천=연합뉴스)
천안함 사건 발표···백령주민, 생업 걱정
인천시민.실향민 "정부, 강력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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