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가 없는 7천500억유로 규모의 재정안정 메커니즘 구축 합의에도 불구,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정위기가 진화되지 못하는 데는 정치 지도자들의 가벼운 '입'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초 그리스의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가 대두한 이후 지금까지 유로존 지도자들이 스스로 신뢰를 갉아먹는 언행을 일삼아왔다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유럽의회 내 3대 정파인 자유민주당그룹(ALDE) 대표 기 베르호프스타트 전(前) 벨기에 총리는 16일 한 네덜란드 방송에 출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가벼운 언행에 '직격탄'을 날렸다.
베르호프스타트 전 총리는 "지금은 유럽의 지도자들이 재잘거림을 멈춰야 할 때"라며 지난 14일 메르켈 총리가 행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메르켈 총리는 14일 한 TV 대담 프로에 나와 "유럽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재정위기 탈출과 경기 회복의) 성공이 아직은 담보되지 않은 상태"라고 경고, 주가 및 유로화 하락을 부추긴 바 있다.
베르호프스타트 전 총리는 "독일 총리로서 지각 있는 발언이라고 볼 수 없다"며 "만일 유로존 재정안정 메커니즘 구축에 합의하고자 5개월 동안 애쓴 사람들이 의구심을 제기한다면 이는 메커니즘을 손상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15일 발행된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재정위기의 진앙인 그리스 정치 지도자들의 언행을 에둘러 비난했다.
트리셰 총재는 "그리스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을 지체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 등 그리스 정부 당국자들은 "부채 상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유로존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떠들다가도 뒤돌아서서는 "유럽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동료 회원국들을 압박하는 등 갈피를 잡기 어려운 언행으로 혼선을 빚었다.
한편, 베르호프스타트 전 벨기에 총리는 위기 재발을 막으려면 EU 차원의 확고한 재정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각각 3%, 60% 이내로 제한하는 '안정 및 성장에 관한 협약'의 엄격한 적용을 촉구했다.
그는 이 협약을 준수하지 못하는 회원국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강력한 제재가 발동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EU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서 '문제 회원국'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브뤼셀=연합뉴스)
유로존위기, 정치지도자 입이 부채질(?)
前 벨기에 총리 "지도자들 그만 재잘거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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