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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중등록' 입학생, 합격취소 대신 '쉬쉬'

<8뉴스>

<앵커>

대학입시에서 수시 전형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는데 이중으로 합격하고도 입학이 취소되지 않은 학생이 2,700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학입시제도에 큰 구멍이 뚫린 심각한 문제인데도, 교육당국은 면죄부를 주는데만 급급합니다.

최우철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전국 대학의 2008년과 지난해 '이중등록위반자 현황자료'입니다.

수시와 정시모집에 동시에 합격해 이중등록을 한 학생이 2,700명이나 됩니다.

동국대와 고려대 등 주요 사립대를 포함한 4년제 대학 100곳 이상이 해마다 많게는 20명까지 이중등록자를 입학시켰습니다.

고등교육법에는 수시에 합격한 학생은 정시에 지원 자체를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고 이중등록한 학생은 대학교육협의회의 심의를 거쳐 각 대학에 입학취소를 통보해야 합니다. 

일부 우수 학생들이 진학의 기회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 입학이 취소된 학생은 전체 3% 수준인 70여 명에 불과합니다.

심의위원회가 학부모나 교사가 한 것일 뿐 학생이 고의로 이중등록한 게 아니라는 소명서만 받고, 구제해줬기 때문입니다.

[전직 입학취소 심의위원장 : 대체로 학생들 입장에서 이해를 해줘요. 위원회에서 '구제를 해도 되겠다 아니다'라는 합의를 보거든요. (취소자가) 별로 없더라고요.]

일부 대학은 구제받는 법을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00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 : 지금까지는 소명서로 통과가 됐었는데… 저희 학교 수시합격하시고, 정시에 다른 학교 가신 거죠? 해당 학교에 문의를 하셔서 소명서를 꼭 쓰도록
하십시오.]

[조승수/진보신당 국회의원 : 심사위원회 구성자체가 이해관계를 가진 대학관계자들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제대로 된 심사를 할 수 없는 근원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부 학생과 교육당국이 입시의 룰을 깨는 사이, 법을 지킨 학생들만 응시기회에 차별을 받은 셈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공진구, 신동환, 영상편집 : 설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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