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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씨수소를 구제역에서 지켜야 하는 까닭

젖소.돼지와 달리 정액 수입 불가능…선발까지 5.5년 소요, 마리당 가격은 최소 10억원

구제역 확산으로 발굽이 두 개로 갈라지는 우제류 가축을 사육하는 전국 농가와 정부기관, 연구소에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최고의 긴장감이 감도는 곳은 한우 보증씨수소인 종모우(種牡牛)가 사육 되고 있는 충남 서산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다. 

이곳에는 전국 100만 마리의 암소에게 정액을 공급하는 57마리의 씨수소와  150여 마리의 후보 씨수소가 사육되고 있기 때문이다. 

젖소나 돼지 역시 정액을 공급하는 종축의 보존은 중요하지만 젖소의 경우 외국산 품종이 많기 때문에 정액 수입이 가능하고 돼지 역시 종돈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는 피할 수 있다. 

하지만 한우는 오로지 우리나라에서만 사육되는 고유 품종으로 만약 한우개량사업소가 구제역이라는 직격탄을 맞는다면 경제적 손실은 둘째치고 한우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 

종모우의 선발 과정을 살펴보면 이들을 지켜야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다.

농촌진흥청과 한우개량사업소는 해마다 3대 이상 건강한 혈통을 유지하고 있는  전국의 암소에서 태어난 800마리의 수송아지를 생후 6개월에 매입하고 이후 6개월  동안 똑같은 사료를 먹이며 3개월 단위로 체중과 외모, 질병 유무 등의 검사를 실시,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 송아지는 탈락시킨다. 

정액 채취가 가능한 1살이 넘으면 이들 수소의 정자를 다시 암소에게 수정한다.

그렇게 태어난 송아지들을 6개월 이내 거세한 뒤 2년의 사육 과정을 거쳐 도축한다.

도축한 2세 한우의 육량과 육질을 평가해 800마리 중 우수한 정자를 지닌 20마리가 최종 씨수소로 선발된다. 

이같은 절차로 정자왕 한우를 선발하는 기간은 평균 5.5년이고 마리당 선발  비용은 10억원에 이른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는 지난 1일 충남 청양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후 후보 씨수소 중 34마리를 경북 영양군 축협 우사로 분산했고 2일에도 추가로 16마리를 영양군으로 이동시켰다. 

또 87명 전 직원이 사업소 진입로를 2교대로 집중 방역소독하는 동시에 사업소 반경 1㎞ 이내 농가에 대해서도 방역작업을 벌이는 등 구제역 방어선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상상하기도 싫지만 만약 씨수소들이 구제역에 걸려  살처분된다고 했을 때 자연교배를 통해 태어나는 수송아지 중 씨수소를 선발해 정액을  채취 하기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는 인공수정 재개까지는 2-3년이 걸리지만 한우 개량 사업에 있어 2-3년의 지체는 최소 10-20년 후퇴라고 할 수 있다 "며 "무슨 일이 있어도 씨수소만큼은 구제역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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