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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시련?

기름과 불륜이 대통령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오바마 대통령이 요즘 심기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는 최악의 환경재앙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습지와 희귀 동식물들이 속절없이 기름띠에 쓰러질 수 있다고 합니다. 많은 양식장의 사장들과 근로자들은 언제나 다시 돈을 벌고 일할 수 있게 될 지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일정을 바꿔 급하게 어제 현장을 다녀올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보수파에서는 이번 원유 유출 사고를 '오바마의 카트리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무차별 피폭당했던 루이지애나주등이 이번 원유 유출 사고의 피해도 겪고 있는 것을 겨냥한 건데요. 카트리나때도 부시 당시 대통령이 별 것 아닌 것으로 알고 늑장 대응했다가 피해를 키웠듯이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에 유출사고가 일어난 지 일주일 이상 지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이들은 주장합니다. 초기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와중에 전통의 옐로우 매거진 인콰이어러가 오바마의 불륜이라는 대단히 선정적인 기사를 실었습니다. 지난 2004년 연방상원 선거 당시 미모의 보좌관과 뜨거운 하룻밤을 보냈다는 내용입니다. 현직 대통령의 불륜 기사다 보니 근거없이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 인콰이어러가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과 타이거 우즈의 외도 기사를 특종했던 매체라는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시선들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엊그제 기사가 났으니 그 날 밤 백악관에서 부부싸움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인콰이어러가 호텔 cctv 화면같은 명확한 근거를 갖고 있지 않은 듯한 인상을 주고 있고, 문제의 날 오바마의 부인 미셸도 같은 호텔에 묵었다는 얘기도 나오면서 연타석 홈런에 우쭐한 인콰이어러의 파울볼 아니냐는 시각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더우기 반 오바마 진영에서 불륜과 관련해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사람에게 백만달러의 보상금을 준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추잡한 정치공작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륜 기사는 오바마에게 유쾌한 기사가 아닌 것 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백악관 깁스 대변인은 아주 오랜 시간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시달렸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의 전화통화 사실을 브리핑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이후 원유 유출사고와 관련한 시추회사인 영국 bp사의 책임, 후임 대법관 후보들을 오바마 대통령이 면접심사하고 있는지 여부, 뉴욕 테러 기도에 대한 백악관의 시각등에 대해 반복적인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한 기자는 깁스 대변인과 오바마대통령을 이렇게 몰아붙였습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재임기간 무려 998회나 기자들과 직접 만나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런데 오바마는 지난해 7월 이후 한차례도 백악관 브리핑룸에 서지 않고 있다."

그랬더니 깁스 대변인은 "지난달 핵안보정상회의 때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았나? 그 걸 기자회견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뭐라고 부를 건가?"라고 반박했습니다.  질문했던 기자는 "당시 질문했던 기자는 선택된 그 것도 불과 8명이었고, 지금 여기에는 47명의 기자가 있다."고 다시 공세를 폈습니다. 깁스는 "그렇다면 지난 번 8명에 오늘 47명이면 55명이 질문하는 거니까 괜찮지 않느냐?고 능청을 떨었습니다. 다른 기자가 나섰습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첫 기자회견때 38명의 질문을 받았다." 또 다른 기자는 "백악관 출입기자가 90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거들었습니다. 이렇게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깁스 대변인 특유의 농으로 다음 질문순서로 넘어갔는데요, 결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언론 앞에 잘 나서려 하지 않는다는 것, 그 것도 질문을 잘 받지 않으려 한다는 기자들의 불신을 반영한 장면 아닌가 싶습니다. 불륜기사까지 나오는 마당에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게 된다면 어떤 질문이 쏟아질 지는 예측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우즈의 복귀 기자회견을 염두에 둬도 비슷하고요. 오늘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벌어진 설전 또한 오바마에게는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오바마는 대선 당시부터 워싱턴을, 워싱턴의 정치문화를 비판하는 것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자신은 기존 정치인들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쌓는데 성공한 것이죠. 그렇지만 백악관의 주인으로 1년 3개월을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저런 때가 묻고 있습니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온다고, 지금이 딱 그런 형국인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권, 특히 공화당과 보수진영에 대한 오바마의 반감은 조금도 약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1일 미시간대 졸업식에서 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간단히 줄이면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내가 아무 것도 못하는, 일리노이주에서 온 키 큰 친구 정도라고 비아냥 거리지만 나는 이 지구상의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험과 개혁을 성공적으로 해오고 있다. 50년 전 케네디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우리도 할 수 있다" 입니다. 글이 길어져서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겠지만 이 연설을 들으면서 저는 고 노무현 대통령 생각이 또 났습니다. 오바마와 노무현 두 정치인은 공간을 달리 하면서도 겹쳐지는 게 참 많습니다.  어쨌든 오바마대통령이 지금의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국면을 전환할 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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