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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밀은 줄줄 흘리고…불신 키운 '비밀주의'

<8뉴스>

<앵커>

천안함 사건의 교훈을 짚어보는 순서, 오늘(3일)은 국민들의 불신을 자초한 우리 군의 무원칙한 비밀주의 그 문제점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정영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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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군은 지난달 30일 천안함 침몰상황이 녹화된 열상감지 장비, 즉 TOD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게 전부라고 말했습니다.

이틀 뒤 앞부분을 추가로 내놓으며 다시 이게 전부라고 했습니다.

[원태재/국방부 대변인 (지난달 1일) : 필요하시면 의심이 많으신 여러분들께 반드시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의심은 가시지 않았고 결국 엿새 뒤 합동조사단은 세 번째 TOD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침몰 순간 영상이 찍혔을 CCTV가 여러대 있었다는 사실은 사건 발생 38일째 언론을 통해 알려질 때까지 군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교신일지 내용이나 대북 첩보수집 방법 등 진짜 기밀은 무분별하게 노출됐습니다.

[2함대 사령부 : 갈매기 232 갈매기 232 여기는 갈매기 200 감도 있습니까?]

[천안함 : 여기는 갈매기 232 이상]

[2함대 사령부 : 여기는 갈매기 200 감도 양호 감도 양호 이상]

국방장관은 국회에서 북한 잠수함 감시방법과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군 스스로 기밀 공개 원칙을 지키지 않고 있는 점이 불신을 자초했다고 지적합니다.

[김종대/군사전문지 편집장 : 보호해야할 비밀은 보호받지 못 하고, 또 국민들한테 알려야 될 것은 너무나 망설이다가 군이 군사비밀을 보호하는 원칙과 기준이 뭔지 국민들한테 혼란스럽게 다가갔던 겁니다.]

관련정보가 제한된 합참 정보작전처장, 준장에게 대외 브리핑을 모두 맡겨버린 것도 불신을 초래한 한 원인이었습니다.

전자전과 심리전 담당으로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정보작전 처장이 본인도 제한된 정보 속에 진땀을 흘리는 사이, 상황을 책임진 합참 작전본부장이나 작전참모부장 등은 단  한 번도 브리핑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군 기밀과 이미 밝혀진 사실을 정확히 분류해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군의 브리핑 시스템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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