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명이 화투를 치면 한명은 광을 판다. 광파는 '짭짤한' 재미야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백령도에서는 한번에 광이나 '쌍피'가 많이 들어와 특별히 짭짤한 재미를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야~~~ 너 미군 쓰레기통 만났구나."
'미군 쓰레기통=광+쌍피=짭짤한 소득'이라는 말이다.
6.25 전쟁이 끝난 뒤에도 상당기간 백령도에는 미군이 주둔했다. 누구나 어렵던 시절 미군들이 물건을 버린 쓰레기통에서는 헌옷과 신발 등 백령도 주민들에게는 그야말로 '광'을 만난 듯한 물건들이 쏟아져나왔다고한다.
물론 당시에는 백령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서 미군 쓰레기통은 광으로 통했다. 이제 미군 물건은 거들떠도 안 보고 군납품은 대충 그저그런 물건취급을 당한다.
백령도 주민들 역시 삶의 질이 향상된 만큼 미군 쓰레기통 같은 건 구경도 하기 힘들고, 군납품에 연연하는 수준은 전혀 아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백령도에서는 군납품이나 미제가 속된말로 '먹히는' 분위기가 남아있다. 워낙 군과 밀접한 생활을 하다보니 아직도 일상이 병여화된 분위기 때문이다.
섬 자체가 하나의 요새와도 같은 서해 최일선 지역인 만큼 일상 하나하나가 군과 연관돼 있다. 실제로 백령도 주민은 군과 민간을 합쳐 8천 명쯤 된다. 군인이 4천, 민간인이 4천이다. 섬에서 생산되는 쌀은 대부분 군에 납품되고, (백령도는 농업이 80퍼센트, 어업이 20퍼센트인 사실상 농촌에 가깝다.)
백령도의 '다운타운'으로 불리는 진촌 지역의 주요 소비층은 군인들이다. 군에 비상이 걸리면 섬에도 비상이 걸린다.
이번 천안함 사건 내내 백령도는 비상상황이었다. 조업을 할 수 없는 주민들은 한숨만 쉬고, 휴가를 나와 돈을 풀어줘야하는 군인들은 부대내에 발이 묶였다. 앞바다를 바라보며 함미와 함수가 하루속히 인양돼고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길 누구보다 기다렸을 것이다.
이제 함수와 함미가 인양되고 희생장병들의 영결식까지 끝났지만 백령도 주민들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 듯 하다. 침몰 원인 분석과 함께 더욱 긴장국면으로 치닫는 남북 분위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섬 전체가 경직되는 분위기를 생각하면 백령도에 보름밖에 안 있었던 기자 입장에서도 답답하다. 하지만 섬 주민들은 이런 긴장마저도 일상인 듯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미군 쓰레기통 만났구나! 야∼!
일상이 병영인 백령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