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겐 엄청나게 많은 장례 기사를 남겼더군요.
그 중에 하나를 다시 써 봅니다.
백령도 해역에서 천안함 장병들의 수색 작업을 벌이다 숨진 UDT 대원 고 한주호 준위의 장례식입니다.
필승, 손을 들어 경의를 표해 보지만, 고인의 숭고한 희생을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전우를 위해 숨진 고인에게 충무 무공훈장의 영예가 돌아갔지만, 고인이 보여준 용기와 신념을 다 담아내지 못합니다.
해군 참모총장의 조사와 고인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후배의 추도사가 이어지는 내내 영결식장에 온 천여명의 조문객들은 저마다 고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립니다.
늘 자상했던 남편, 누구보다 반듯했던 아버지, 항상 귀감이 됐던 선배... 이제는 모든게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슬픔은 고인의 극락왕생을 비는 법경에 기대 잠시나마 잊어봅니다.
긴 헌화 행렬과 묵념의 시간 고인이 좋아하던 '사나이 UDT 노래'는 추모객들이 바치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태극기에 싸인 관이 화장장에 도착하고 예견했던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지만, 유족들은 작은 납골함에 담긴 고인이 낯설기만 합니다.
대전 현충원 볕이 잘 드는 곳에 묻힌 고 한주호 준위.
온 국민의 마음 속에 고귀한 희생정신을 남기고 영면에 들었습니다.
장례 사흘째가 되던 날, 고 한주호 준위의 따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생전에 자신에게 보낸 문자를 보여주면서 얼굴이 새빨개지도록 펑펑 울었습니다.
늘 아버지의 멋있고 당당한 모습을 보다가 물에 퉁퉁 불어서 관에 들어가는 모습을 봐야 했을때...
어떻게 하면 이들의 슬픔을 위로할 수 있을까요.
제가 쓴 "엄창나게 많은 기사"가 도움이 될까요.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기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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