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초유의 함정 침몰사고가 난 것을 계기로 접적지역에서의 우리 군 작전개념이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고 확전을 예방한다는 취지에서 NLL 등 접적지역에서 군의 작전개념이 '수비형'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기회에 북한의 도발을 심리적으로 억제 압박하는 예방적인 차원에서 뿐 아니라 NLL 인접지역에서의 해군 작전개념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1999년과 2002년에 발발한 제1, 2 연평해전에서 해군 고속정의 기동이 수비형 작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제1 연평해전 당시에는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선체로 밀어내는 작전에 치중하다가 기습 공격을 받았고, 제2 연평해전에서는 차단기동을 위해 근접했다가 선제 집중포화를 맞았다.
작년 11월 대청해전 때도 아무런 이유없이 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에 퇴각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가했으나 북한 경비정이 이를 무시하고 발포하자 즉각 고속정과 인근 초계함에서 대응 포격을 가했다. 북한 경비정은 반파되고 2명 정도 숨진채 퇴각했다.
군 일각에서는 현행 '경고방송-경고사격-격파사격'의 3단계인 NLL 교전규칙을 '경고사격-격파사격' 2단계로 단순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군이 'NLL은 영토'라는 확고한 인식을 하는 이상 영토를 침범한 적의 함정에 대해 공세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 도발 의지를 사전에 봉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물론 공세적 작전개념은 확전 가능성 등 더한 비극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을 떠안아야 한다. 국가발전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군이 힘으로 뒷받침한다는 국방전략과도 상충하는 부분이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함께 NLL 해상에서 해군의 작전개념은 이번에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해군은 북한보다 우위인 수상함의 전력을 바탕으로 주로 '대함 작전'에 주력해왔다.
실제 북한은 나진(1천 500t)과 서호(1천 640t)급을 제외하고 1천 500t이 넘는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 402t급 소형 구축함, 82t~215t급 유도탄정, 22t급 어뢰정 등 소형 함정을 전방에 배치해 놓고 있다.
소형 함정은 파도에 견디는 내파성이 취약하고 수동 재래식 무기를 탑재해 원양.야간작전 능력이 제한된다는 것이 합참의 설명이다.
반면 대형 수상함이 많은 우리 해군은 총 톤 수면에서 북한보다 1.7배 우세하고 첨단장비들을 탑재해 원해작전과 원거리 공격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형 구축함(4천 500t급)과 이지스구축함(7천 600t급), 최신예 유도탄고속함(PKG.440t급) 등 월등한 수상함 전력만 믿고 잠수함 전에는 대비를 소홀히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안기석 전 해군 작전사령관은 27일 "주로 대함 작전을 위주로 했던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잠수함 탐지장비 보강을 비롯한 대잠(對潛) 작전 능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다양한 위협을 감안한 작전개념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비정규전 능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이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수심이 낮은 서해에서 북한의 잠수함 침투 및 기동이 쉽지 않다는 잘못된 고정관념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매너리즘적 사고는 북한 서해함대의 수중전력 능력을 낮게 평가했고 결국 위협을 간과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백승주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북한의 재래식 전력 능력을 재평가하는 기회가 되어야 하며 전면전에 대비하는 작전개념에서 비정규전도 대비하는 개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천안함 교훈 ②접적지역 작전개념 바꿔야
"북 자극우려 수비형→공세적 전환 필요", "잠수함 공격 현실화..탐지장비 교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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