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지난 주말 마침내 구제금융을 신청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액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지난 12일 유로존에서 합의한 것으로 보면 유로존 회원국들이 연 5%에 300억 유로를 빌려주고, IMF가 150억 유로를 지원해 450억 유로, 우리 돈으로 66조원 정도 한도 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촘촘하게 얽혀있는 최근의 국제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그리스의 구제금융이 앞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가 관심일 수 밖에 없는데요. 주말 미국과 유럽증시 반응을 보면 아직은 긍정적인 면만 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구제금융 신청을 할까 말까하던 불확실한 상황이 해소됐다는 측면이 부각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오르고 유럽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죠. 미국 증시는 그리스 불확실성 해소 영향도 있었지만 지난달 신규주택판매가 5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 나라 빚 문제가 실질적인 해결 수순에 돌입했다고 해도 안심하긴 아직 이릅니다.
우선 그리스 구제금융 신청과정만 봐도 2주 전만 해도 시장에서 자금조달 할 수 있다던 그리스가 국채금리가 하루만에 3%나 뛰자 결국 항복을 한 것이기때문에 신뢰를 잃은 그리스가 밝히고 있는 나라 빚 규모가 그것 뿐인지 파생상품과 연루된 나라 빚이 더 있는 것은 아닌지 이제부터 IMF가 들여다 보면서 불거질 수 있기때문이죠.
여기에 프랑스는 당장 그리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핵심 돈 줄인 독일은 IMF 긴축정책이 먼저 세워져야 자금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우리도 98년 외환위기 당시 겪었지만 IMF의 강도높은 긴축정책이 시행되면 그리스 내부 사회 갈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러면서 사회불안이 커지면 너도나도 내 돈을 먼저 갚으라면서 채권물량이 쏟아지게 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그리스가 채무이행을 연기하는 이른바 '모라토리움' 선언을 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아직은 유로존 전체에서 그리스 경제규모가 차지하는 작은 비중으로 볼 때 국지적 영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는 합니다.
금감원이 파악해 본 결과도 국내 금융사가 그리스에 물린 전체 규모가 3억8천만달러 정도로 국내 금융사 전체 채무물량의 0.72% 수준이었고 대부분 선박을 담보로 돈을 빌려 준 것이었습니다.
그리스에서 빌린 돈도 2천5백억 달러 수준으로 많지 않았고 우리가 그리스로 수출하는 액수도 지난연말 기준 32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0.9%에 불과한데요.
다만 주의할 점은 그리스가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이제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나라 빚이 많은 다른 남부유럽 국가도 연쇄부도 위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불안 요인이 나올때마다 당분간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경기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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