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재주꾼인 아나운서들의 책 출간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전문분야인 '말하기'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뽐낸다.
누구나 글을 쓰는 시대에 아나운서는 일반인보다 정보 접근성이 유리하고,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기에 그들의 책 또한 상대적으로 쉽게 주목받는다.
두 딸을 키우는 MBC 김경화 아나운서는 최근 육아 서적 '아이 언어성장 프로젝트'를 펴냈다. 아나운서답게 말하기 교육으로 특화했고, 개인의 장기를 살려 집에서 가르치는 영어 교육법도 더했다.
SBS 유영미 아나운서도 지난달 '나이 들수록 더 행복하고 더 우아하게 사는 법'이라는 부제가 달린 에세이 '두 번째 청춘'을 내놨다.
사회복지대학원에서 노인학 석사 학위를 받기도 한 그는 지난 15년 동안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유영미의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나이 드는 것은 늙음이 아니라 성숙함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어르신들은 만났다고 전했다.
성공한 아나운서의 아이콘으로 읽히는 방송인 백지연도 3년 만에 커뮤니케이션 관련 자기계발서인 '뜨거운 침묵'을 내놨다. 1993년 'MBC뉴스 백지연입니다' 이후 6번째 책이다.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학자로 스피치 관련 책을 여럿 펴낸 김은성 KBS 아나운서는 기독교 신자로서 예수의 행적과 말씀을 분석해 변화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사람들에게 변화를 위한 코칭법을 제시하는 '나를 변화시키는 지저스 코칭'을 내놨다.
지난해에도 '서늘한 미인', '예술가의 방' 등의 전작으로 미술에 대한 식견을 자랑했던 김지은 MBC 아나운서의 번역서 '나를 더 사랑하는 법'을 비롯해 태의경 KBS 아나운서의 과학 에세이 '우주인 천일야화' 등이 출간됐다.
또 전 KBS 아나운서 출신인 손미나 씨의 여행수필 '다시 가슴이 뜨거워져라', 서현진 MBC 아나운서가 오주섭 전 해태음료 사장, 김광수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와 함께 쓴 '음료의 소비문화', 전 SBS 아나운서인 한성주의 재테크 관련서 '꿈에 투자하라'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한기호 소장은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글쓰기 문화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모든 것이 정리되어서 마지막에 쓰는 글이라는 의미에서 '황혼의 글쓰기'가 과거의 문화였다면, 누구나 필요할 때 언제든지 글을 쓰는 '대낮의 글쓰기'가 현재의 문화"라고 말했다.
한 소장은 "이런 문화에서는 그때그때 시의적인 정보를 취합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아나운서들은 그런 부분에서 남다를 수 있고, 홍보에서 유리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연예인이나 아나운서 등 방송인들이 책을 내면서 대필이 빈번하게 이뤄지거나 신변잡기 등 가벼운 이야기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아 비판의 시선이 따가웠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많은 사람이 의지에 따라 출판을 하는 '만인 저자'의 시대에 방송인이 책을 내는 일이 특별하지는 않지만, 개인의 의지와 노력보다는 출판 기획력의 한계를 쉽게 넘으려는 출판사의 상업적인 의도로 이뤄지는 것이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백 연구원은 "필자 스스로 책임져야 할 발언을 책을 통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송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홍수처럼 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좋은 책은 눈 밝은 독자가 평가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재주꾼' 아나운서들 책 출간 '봇물'
"누구나 글 쓰는 시대…정보접근성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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