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주부가 아들을 납치했다며 돈을 요구 하는 보이스피싱 사기에 속아 300만원을 송금하려다 은행 직원의 기지로 피해를 모면했다.
23일 국민은행 부산 사직동지점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30분께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사는 김모(51.여)씨 집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당신 아들이 우리에게 빌린 돈 1천500만원을 안갚아서 납치했다. 아들을 살리고 싶으면 돈을 대신 갚으라'는 내용이었던 것.
30대 후반 남자로 추정되는 범인의 거친 목소리 너머에서는 "엄마, 살려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외마디 비명 소리도 들 려 왔다.
아들이 납치됐다는 말에 정신이 혼미해진 김씨는 "여윳돈이 300만원밖에 없다"고 말하자 범인은 "즉시 가장 가까운 은행으로 가라"고 요구했다.
5분여 뒤 국민은행 사직동지점(지점장 추병구)에 도착한 김씨는 다급하게 직원으로부터 볼펜을 빌려 범인이 불러주는 계좌번호를 받아적었다.
이어 범인의 지시에 따라 은행 입구에 설치된 금융자동화기기에 통장을 넣고 범인의 은행 계좌로 300만원을 이체하는 작업을 서둘렀다.
이때 허둥대던 김씨의 행동을 본 송천석(52) 부지점장은 직감적으로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이라고 판단했다.
통상 보이스피싱 사기단들은 피해자들이 신고나 확인 전화를 못하게 휴대전화를 끊지 못하게 하는데다 피해자들은 극도의 긴장 상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송 부지점장은 김씨에게 보이스피싱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뒤 아들의 전화번호를 건네받았다.
김씨가 범인과 다시 통화하는 사이 송 부지점장은 김씨의 아들이 무사히 직장에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 김씨에게 알렸다.
비로소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김씨는 즉시 계좌이체를 중단했다.
김씨는 "보이스피싱 사기에 당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막상 전화를 받는 순간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며 그때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부산=연합뉴스)
"아들 납치" 보이스피싱…은행원 기지로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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