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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 무산…베이징 후유증

각종 설 난무

베이징이 김정일 방중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올것으로 예상했던, 아니 확신했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외교라인에서 1보가 나왔고 뒤이어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대변인까지 나서 "징후가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확인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은 기정 사실화 됐습니다.
충분히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될 만한 분들의 확인이었기에 언론들도 주요기사로 '방중 임박'기사를 썼습니다. 그정도의 여파는 예상했을 것이고 그만큼 확실한 정보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베이징발 징후가 확실했다는 얘깁니다.

엊그제 그 징후를 포착하고 분석하는 분들 중 두 분과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고기를 구우며 소주를 몇잔 기울이다가 어렵게 김 위원장 방중 징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잘못된 징후였을 가능성이 커진 상태여서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에게 방중 징후는 확신이었습니다. 실현을 100%로 본다면 90%이상이었다는 얘깁니다. 그분들이 흔히 말하는 방중 징후는 열가지 이상인데 가장 확실한 것은 김 위원장의 경호를 위한 움직임입니다. 호위총국이 중국에서 바삐 움직인 것입니다.

의전 담당, 심지어는 '1호통역'이라는 김정일의 중국 통역자까지 베이징에서 포착됐습니다. 이부분은 제 추측이지만 중국측 파트너로부터 확인도 받았을 것입니다. '선발대 도착,활동중'이라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대사관 정무라인에는 '적색경보'가 켜졌고 '방중 임박'이라는 보고를 본국에 타전했을 것입니다.

"3월31일부터 4월 3일사이에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는 단둥을 통과해 방중 일정에 돌입할 것"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중국에 오지 않았습니다.

세계의 예상도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힘든 경제에 숨통을 틔울 정도의 경제지원을 받는 대신 마지못한 태도로 6자회담 복귀 선언을 하면서 유엔 제재 완화 조치를 기대해보고... 그러면서 핵실험 국면을 다시 정상적인 회담 국면으로 전환시킬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중국 최고지도부의 일정을 보더라도 그때밖에는 시간이 없었고, 이때를 놓치면 하루가 바쁜 북한 입장에서도 다음 일정을 잡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4월 말 방중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20일쯤 후 주석이 해외순방에서 돌아온 뒤 곧바로 원자바오 총리가 외국에 나갑니다. 25일쯤 돌아오지만 30일 상하이에서 각국 정상들이 모인 가운데 열리는 엑스포 VIP개막식 준비를 생각하면 시간은 없다고 봐야합니다.

그렇게 보면 앞에서 말한 3월31일부터 4월3일까지는 북한에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준비도 다 끝났고 베이징에 중국의 최고지도부가 다 모여 있었으니까요.  그럼 이런 기회에도 불구하고 왜 김 위원장이 안 왔는 지 곰곰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서 그분들은 물론이고 북한측 선발대와 같이 일했던 중국 파트너들은 전례에 없는 전격 방중 취소 원인을 놓고 분석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천안함 사건입니다.

김 위원장의 속내는 모르겠습니다.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었겠지요. 중국 입장에서도 천안함 사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하는 것은 북한에 '클리어'의미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건강 재이상설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류홍차이 주북한 중국대사 연회에 참석한 뒤 열흘이상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건강이상설에 힘을 주고는 있지만 어쩐지 방중 무산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입니다.

다음으로 북-중 의제 합의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서로 줄 것은 적고 요구는 큰 차이가 아주 컸다는 후문입니다. 북한 정국 불안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위원장이 자리를 비우면 안 될 만큼 민심이 흉흉하다는 말입니다.

현재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 한창이던 90년대보다 굶주림은 심각하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배불러 본 사람이 굶주리고 있는 상황이라 더 힘들다는 평가입니다.

당시는 지도부가 뭉쳐있었는데 지금은 지도부까지 불만으로 가득하다는 분석입니다.

이제는 북핵정국이 아니라 북한 정권 자체 정국이라는 분석은 그래서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 방중과 관련 미확인 소문도 난무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은 '6일쯤 베이징에 와 있다'는 소문을 전하기도 했고, 한 수 더떠서 '비밀럽게 왔다 갔다'는 설도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그분들 분석으로 그럴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정상국가를 자처하고 G2국가 위상을 자랑하는 중국이 아무리 북한이 원한다고 해도 그런식으로 정상외교를 할 가능성은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진실이 언젠가는 밝혀질까요?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김정일 위원장 방중 소동을 겪으면서 언론인으로써 중심잡기의 어려움을 다시한번 실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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