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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긴장속에 선고된 한명숙 1심 판결

'한명숙 만세'에 일부 방청객 '정신차려라'

9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의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

오후 2시로 잡힌 공판이 시작되기 30여분 전에 이미 법정 내 108석의 방청석이 메워졌고, 100여명의 방청객은 통로마저 점령해 법정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법정 밖에서도 한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녹색 손수건을 목에 두른 채 삼삼오오 모여 선고 결과를 예상해 보는 등 법정 내의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검사석의 맞은편에 위치한 피고인석에 변호인들과 함께 앉은 한명숙 전 총리는 고개를 약간 숙인 채 담담한 표정으로 아래를 응시했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권오성 부장검사를 비롯한 검사들도 선고의 무게를 의식한 듯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도 휠체어를 탄 채 2명의 변호인과 함께 한 전 총리의 피고인석 바로 옆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공판이 개시된 것은 심리를 맡은 형사27부의 김형두 재판장과 2명의 배석판사가 법정에 입장한 오후 2시13분께.

재판장은 먼저 검찰의 최종의견서와 변호인측의 변론요지서 등 양측이 변론이 종결된 후 제출한 자료들을 간단히 소개한 뒤 검찰의 공소사실을 읽기 시작했고 법정의 긴장감의 강도도 점점 높아갔다.

이어 '곽 전 사장이 돈을 건넸는지'와 '돈을 건네면서 실제 청탁이 있었는지' 등 이 사건의 쟁점을 4가지로 정리하고서 공소사실을 조목조목 부정하자 법정의 긴장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재판장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권 부장검사를 비롯한 검찰측의 표정은 서서히 굳어져 갔고, 반면 한 전 총리측 변호인들은 잠시 고개를 들어 방청석을 둘러보는 등 여유를 갖는 모습이었다.

이때 통로에 서서 재판장의 발언을 경청하던 한 방청객이 입가에 미소를 띠며 옆 사람에게 '무죄'라고 귀띔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유무죄가 갈린 것은 재판이 시작된지 약 1시간 20분이 지난 오후 3시35분께였다. 재판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사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한 전 총리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순간 방청석에 있던 한 전 총리의 지지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한명숙 만세'를 외쳤지만 유죄를 기대하던 방청객들은 "정신차리라"며 큰소리로 항의하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재판이 끝난 직후 법원 현관 앞으로 나와 자신을 기다리던 지지자들에게 "진실이 밝혀졌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한 사법부에 감사하고 믿고 성원해준 국민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자리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여러분들과 함께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 이땅에 사법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준 판결이다"라고 재판부의 판단을 지지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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