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가 직접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을 정도로 유럽연합(EU)에 러시아는 아주 가까운 이웃이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외교 상대방이다.
그럼에도 EU 당국자들이 이따금 이처럼 중요한 외교 상대방의 정상이 누구인지 헷갈려 실수를 범하곤 한다.
8일 EU 집행위원회 정례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올리비에 베일리 대변인에게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왜 EU가 참여하지 않는지 따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프라하에서 러시아 대통령과 핵무기 감축 협정을 체결하고 중부·동유럽 11개국 정상들과 만나는 자리에 헤르만 판롬파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나 주제 마누엘 바로수 집행위원장은 왜 함께하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이 질문에 베일리 대변인이 답하면서 "오늘 프라하에서 있는 오바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이의 정상회의(the summit between presidents Obama and Putin)를 말하는 것이라면…"이라고 말했다.
이날 핵무기 감축 협정을 체결한 주인공은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베일리 대변인이 답변 도중 순간적으로 실수한 것이겠으나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에 취임하고 푸틴이 총리가 된 지 내달이면 만 2년이 되는데도 유럽인의 잠재의식에 푸틴의 '잔상'이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푸틴 총리의 영향력이 워낙 세기 때문인지 EU 당국자들이 사석에서 관성처럼 푸틴을 여전히 러시아 대통령으로 인식해 실수하는 경우가 왕왕 있을 뿐 아니라 공식적인 실수도 발생한 전례가 있다.
체코가 EU 이사회 순번의장국을 맡은 직후인 작년 1월 의장국 웹사이트에 게시된 성명에 푸틴을 대통령으로 둔갑시킨 오류가 있었다.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천연가스 공급분쟁 해결을 위해 미렉 토폴라넥 체코 총리가 푸틴 총리와 통화해 EU 감시단 파견 조건에 합의했다는 내용의 성명에 제목과 첫 문장에는 토폴라넥 총리가 푸틴 총리와 통화한 것으로 돼 있었으나 둘째 문장에는 "(체코) 총리와 러시아 대통령이 합의했다"라고 적힌 것.
이날 베일리 EU 집행위 대변인의 말실수와 마찬가지로 웹사이트 편집 담당자의 실수에서 기인한 해프닝에 불과하지만, 푸틴의 '그림자'가 그만큼 짙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브뤼셀=연합뉴스)
유럽선 푸틴이 아직도 러시아 대통령?
EU 대변인 "푸틴 대통령" 실수... 유사 사례 종종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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