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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트렌드] 출판업계, '종이' 품귀현상 빚어

파주에 위치한 인쇄소.

총 4대의 인쇄 기계 중 두 대만 돌아가고 나머지 두 대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24시간 인쇄기계를 돌렸지만 이제는 밤 열시면 하루 업무가 끝납니다.

작업 의뢰서도 단 두 건 뿐, 10명의 직원들 중에서도 일부는 일손을 놓고 있습니다.

[박종철/인쇄소 공장장 : 요즘은 예전에 비해서는 일이 많이 줄었고요. 종이도 생산도 안 되니까 물량도 많이 달리고, 작년에 비해서 인쇄가 30~40% 일이 줄었고, 우리도 전반적으로 기계가 서 있고….]

종이의 종류는 100여 가지가 넘지만 주로 사용되는 종이는 고급 서적, 복사지, 필기용지 등으로 쓰이는 백상지와 달력, 카탈로그, 잡지 인쇄 등에 쓰는 아트지인데요.

특히 공급이 부족한 것이 백상지입니다.

펄프 공급이 안 되면서 제지업체들이 펄프가 많이 들어가는 백상지보다 펄프가 적게 들어가면서도 수익성이 좋은 아트지를 많이 생산하기 때문인데요.

백상지가 부족하다 보니 인쇄소에서도 종이가 없어 책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기태/인쇄소 생산영업 이사 : 한, 두 달 전부터는 종이가 발주가 되도 종이 입고가 안 되다 보니까. 한 달에 두세 권, 서너 권 정도는 오더를 받아 놓고도 인쇄를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종이를 유통하는 지업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상지가 나오기가 무섭게 출판사들이 물량을 확보하고 있고, 지업사들이 확보한 재고도 거의 동이나 종이 품귀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김명준/유통업체 관계자 : 소설책이나 일반 단행본, 월간지에 주로 쓰이는 백상지 80g,100g 짜리는 재고가 없는 상황입니다. 월간지 등은 발행 면수를 줄이거나 대체 용지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결국 종이 값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올 초부터 종이 대란 이어지는 것은 국제 펄프 가격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데다, 주요 수입원인 칠레의 펄프 공장들이 지진으로 펄프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칠레산 펄프가 우리나라 연간 펄프 수입량의 약 30%로 의존도가 높아서 타격이 큽니다.

결국 중소형 출판사들은 더 어려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출판사에게 우선 종이를 공급하다 보니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형 출판사들은 필요한 종이를 확보하기 쉽지 않습니다.

[서덕일/출판사 대표 : 중소 출판사는 자금도 없을 뿐더러 창고도 적어 확보를 못하기 때문에 종이 값이 10% 올라가면 소량을 찍는 출판사로서는 생산 단가가 올라가요. 앞으로도 10% ~15% 오를 확률이 많아서 중·소형 출판사로서는 불안하고, 출판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종이 값 상승으로 이미 책 원가에서 종이 값의 비율이 50%를 넘어섰고, 종이값 상승은 결국 책값 인상을 초래해 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는데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300쪽 안팎의 소설책 값은 9,500~1만 원이 대부분이었으나 올 들어 1만 원을 넘는 소설책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것은 종이값 상승 때문입니다.

관계자들은 확보된 펄프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핀란드나 캐나다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해 위기를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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