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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포격 대상은 시속 42노트 새떼 맞나?

상당수 조류전문가들 비행체 속도와 방향 근거로 공감 "새떼라면 흑두루미 무리로 추정된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직후 격파 사격을 유발한 미확인 물체는 군 당국의 설명대로 새떼가 맞을까.

군 당국은 지난달 26일 밤 11시께 다른 초계함인 속초함이 사고 해역 부근에서 시속 42노트(시속 75.6㎞)로 북상하던 미확인 물체를 발견해 5분간 76㎜ 주포 사격을 했으며 나중에 표적이 새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레이더에서 표적이 1개에서 2개로 나뉘었다가 다시 합쳐지는 현상을 2번 반복했고, 나중에 북쪽으로 간 뒤에는 육지 위로 올라가는 것까지 잡힌 점으로 미뤄보면 새떼가 맞다는 것이다.

인터넷 등에서는 이 발표를 놓고 여러 해석이 분분하다. 진위 논쟁이 격렬하게 벌어진 것이다.

일반인들의 불신과 달리 상당수 조류 전문가들은 합참의 설명에 대체로 수긍하는 편이다.

초계함이 새떼를 발견하고 영해를 침범한 북한 잠수정 등으로 오판해 사격을 가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게 중론인 셈이다.

포격이 이뤄진 지난달 26일이 철새들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시기이고, 기러기나 흑두루미 등과 같은 철새들이 뒷바람을 받으면 시속 70㎞가 넘는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서해안에서 이맘때 이동하는 철새는 50여종이며, 이들은 맹금류, 물새 등 종류가 다양하다.

철새들은 대개 평소에는 시속 50∼60km로 이동하지만 주변 상황이 심상치 않아 재빠르게 이동해야 할 때는 이보다 더 큰 속도로 움직이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는 게 조류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철새연구가인 한국물새네트워크의 이기섭 대표는 "3월 말 흑두루미가 월동지인 일본에서 강화도와 한강 하구 등 서해안을 따라 번식지인 시베리아 쪽으로 날아간다"면서 "흑두루미가 레이더에 정체불명의 비행물체로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비행물체가 재두루미일 가능성이 있지만 재두루미는 주로 2월에 이동하는 데다 낮에 이동하는 습성이 강해 흑두루미일 확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국가연구기관의 한 철새 전문가도 "3월 말은 흑두루미, 재두루미, 기러기, 오리 등 철새가 무리를 지어 북상하는 시기다. 기러기의 비행속도는 시속 60~70㎞라 뒷바람의 영향을 받으면 70㎞ 이상의 속도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철새였다고 하더라도 종류를 추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철새연구센터의 설명이다.

센터 관계자는 "철새 종류가 워낙 많고 대부분이 무리를 지어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평소 습성만으로는 어떤 새떼였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자료를 종합해 판단하는 군 당국이 아니면 당시 포격 목표물의 정체를 파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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