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일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고 3년간 발효하지 못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FTA 발효를 위한 미국 측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김 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협상이 타결될 당시만 해도 발효까지 1년 남짓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3년은 짧은 세월이 아니다"며 "당시 협상에 관여했던 사람으로서 한.미 FTA가 발효되지 않은 것이 무척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2007년 4월2일 서울에서 한.미 FTA가 타결됐을 당시 우리 측 수석대표였다.
그는 "미국은 각종 자료를 통해 한.미 FTA가 양국의 국익 실현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도 발효가 이처럼 계속 늦어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미 무역대표부(USTR)의 연례 국별무역장벽(NTE) 보고서를 봐도 이미 협정문 안에 다 반영된 것인데 (요구 사항이) 그런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발효시켜야 하는 거 아니냐"며 "미국은 자신의 자동차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FTA를 발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FTA를 빨리하자는 취지의 말을 했고 그런 취지의 말이 여러 곳에서 계속 나오고 있어 분위기는 조성되고 있다"며 "그것이 액션으로 이어질 것을 분명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 발효 시기에 대해서는 "워싱턴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하는 생각은 중간선거가 있는 11월은 지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11월 전에는 어려워도 그 이후에는 액션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간선거가 끝나면 서울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리고 오바마 대통령도 참석하기 때문에 그것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 의회가 약속하고 행정부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다면 우리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중간선거가 끝나고 곧바로 될지 1~2개월 정도 시간이 걸려 내년 초로 넘어갈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큰 문제는 아니다"며 "이후는 행정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미 FTA가 발효되려면 양국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이 통과돼야 한다. 이후 상호 준비가 완료된 것을 통보하면 60일 이후 FTA가 발효된다. 서로 합의하면 60일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곧바로 발효시킬 수도 있다.
우리의 경우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하고 한.미 FTA에 담은 내용을 반영해 저작권법 등 10여개 법안을 개정하는 절차도 필요해 올 연말보다는 내년 초 가능성이 크다.
김 본부장은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협정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것이 있다고 한다면 무엇인지 들어보겠지만 우리는 이미 다 반영돼 있다고 보기 때문에 재협상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의 4월 방한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방한하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 구체적인 방안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미 FTA 발효 지연이 한.EU(유럽연합) FT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EU의 경우 번역작업이 애초보다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것은 아니다"며 "유럽 업계는 오히려 빨리하는 게 낫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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