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판교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이 아파트 125제곱미터형 전셋값은 현재 4억 원선.
두달 새 1억 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인근 서판교의 상황도 마찬가지.
서판교에 있는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불과 몇 달사이 50% 이상 뛰었습니다.
[서판교 인근 공인중개사 : 3~4개월 전에는 1억 8천 ~2억이었는데 지금은 3억대도 물건이 거의 없습니다.
서울 강남권 전세난이 심화되자 신축아파트가 많은 인근 판교신도시로 전세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입니다.
최근 판교신도시에서는 전세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세물건 자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동판교 공인중개사 : 전세물량은 없고요. 있으면 부르는 게 값이고요. 계속 판교에 전세 무지 싸고 많다고 매스컴에서 보고 오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 전세가 없어요.]
학군수요도 전셋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 중 하납니다.
동판교에 있는 한 초등합교입니다.
지난 해 9월 개교한 이 학교의 경우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강남권 학군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동판교 인근 공인중개사 : 주입식 교육 아니고 사고력 위주고 자율학습하기 때문에 엄마들이 많이 몰려왔죠.]
동판교에서 입주를 시작한 한 아파트 단지의 주민지원센터.
사무실 벽면에 붙어있는 입주 현황판에는 현재까지 입주율이 93%로 적혀있습니다.
전세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입주 초기 부진했던 일반 분양 아파트 입주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판교주민지원센터 관계자 : 주변의 아파트들도 입주율이 90%정도 돼요. 동판교는 대부분 90%가 넘었어요.]
판교신도시에 입주되는 아파트는 총 2만 5천여 세대.
이 가운데 현재 준공이 완료돼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는 1만 8천가구 정도입니다.
판교 신도시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들 아파트의 입주율은 90%를 넘어섰다는 설명입니다.
[이영호/판교신도시 입주종합 상황실 : 현재 매스컴에서는 판교 입주를 64%로 보고 입주율이 비정상적으로 보고 있으나 현재 입주율이 낮은 건 순환 이주단지용 세대와 현재 시공중인 세대를 제외하면 현재 94%로 정상적인 입주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같은 입주율이 사실이라면 판교 신도시의 불꺼진 아파트 논란은 왜 제기되는 것일까?
해답은 5천세대에 달하는 순환이주단지용 국민 임대 아파트에 있습니다.
이미 지난 해 말 완공됐지만, 재개발 이주 시기가 늦어지면서 현재까지 입주민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판교 전체 입주물량의 5분의 1이 유령 아파트로 전락한 것입니다.
현재로선 5천세대의 유령아파트가 장기간 방치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입주가 80% 이상 이뤄진 서판교의 한 아파트 단지.
아파트 단지에서 불과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공사를 마친 상가건물이 들어섰지만 1층조차 입점이 되지 않아 여전히 비어 있습니다.
판교신도시 아파트 단지들은 입주를 마쳤거나 진행중이지만 주변 상업 단지들은 공사가 한창입니다.
입주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분당과의 접근성이 좋은 동판교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조순남/동판교 주민 : 주변에 상가가 없어서 버스 타고 나가요 돼요. 버스를 타고 가더래도 한번 놓치면 30~40분 기다려야 해요. 그게 불편해요.]
대중교통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도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집니다.
[김지헌/판교중학교 1학년 : 집근처에 학원이 없어서 분당쪽으로 버스타고 나가는 경우가 많고.]
[최연석/판교중학교 1학년 : 버스를 타야 하는데 한번 놓치면 20~30분 기다려야 해요.]
판교 입주민의 당수는 여전히 전세수요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작 분양을 받은 집주인들이 아직까지 입주를 미루고 있는 요인 중 하나는 판교신도시의 미흡한 기반시설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최문섭/서울부동산 경제연구소 소장 : 상가를 먼저 지어야하는데 상가를 먼저 짓다 보면 충분한 수익성이 안 나오기 때문에 아파트가 먼저들어서고 상가가 나중에 들어서서 판교에 살고 있는 분들이 최근에 아파트만 지어진 상태에서 살기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강남권을 대체할 대표 2기 신도시로 계획된 판교.
청약 당시 로또 열풍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지만 입주 시기와 금융위기가 맞물리면서 한 때 불꺼진 도시라는 불명예를 떠안기도 했습니다.
최근 전세 수요 증가로 입주율이 나아지고는 있지만 당초 계획대로 자족 기능을 갖춘 신도시가 되기 위해선 기반시설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