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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품이니 마음놓고 쓰시라?

휴가 중이던 지난 17일 휴대전화로 한 통의 스팸 문자가 왔습니다.

"000 뉴스가 보도한 지방분해주사 PPC, 저희 00 병원은 정품만 씁니다."

웬 PPC 광고인가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보니 식약청 보도자료를 토대로 쓴 기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식약청이 낸 보도자료는 "일반 화장품으로 수입,제조된 제품을 살 빼는 주사제(의약품)로 둔갑시켜 판 업체를 입건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자료가 좀 신중하지 못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일반 화장품으로 만든 엉터리 PPC를 단속했다는 것을 강조한 나머지, 정품 PPC는 정말 살빼기 효과가 있는 '믿을 만한 제품'인 것처럼 보이게 된 겁니다.

앞서 제게 스팸을 보낸 병원은 이런 보도 내용을 발빠르게 활용한 셈이지요.

일부 성형외과에서 국소 지방 분해 주사로 쓰고 있는 이 약의 주성분은 '포스파티딜콜린'입니다.

읽기도 까다로운 이 포스파티딜콜린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요 물질로, 혈액에서 기름기가 잘 녹아있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부 성형외과에선 이 약을 피하지방에 주입해 지방 조직의 지방 세포를 녹여서, 이 안에 들어있던 지방을 세포밖으로 끄집어 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런 PPC 주사의 작용 기전이 아직 밝혀진 적이 없다는 겁니다.

국내 저명한 비만 학자들이 펴낸 '비만 바로알기'에도 PPC에 대한 경고가 나옵니다.

"PPC 주사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 대부분이 환자의 주관적인 평가에 의존하고 있고, 피하 지방량의 변화를 객관적인 지표를 분석한 결과가 없다.

또 주사의 효과가 포스파티딜 콜린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성분에 의한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미국 FDA도 안정성과 효과를 검증할 만한 자료가 없어 PPC 사용을 허가하지 않고 있으며 무분별한 사용을 경고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집필진은 비만 치료 목적의 PPC 시술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1분 30초 리포트에 화장품으로 만든 가짜 PPC의 위험성만 경고하다보니, 가짜 PPC가 아닌 정품 PPC는 믿고 써도 되는 비만 치료주사인 것처럼 돼 버린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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