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출범한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가 제1기(2003년 3월~2005년 5월)와 제2기(2007년 6월~2009년 11월) 활동을 모두 마쳤다.
전쟁의 역사로 점철된 유럽의 각국도 공동교과서를 만드는 데 30~70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하면 한일 양국의 역사 공동연구 기간은 겨우 5년으로 겨우 한 발짝을 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은 상황이고 여전히 풀지 못한, 서로 견해차가 판이한 부분이 많지만 제3기 위원회 출범을 포함해 공동연구가 계속될지는 양국 간 관계 등 여러 변수가 있어 불투명한 상황이다.
◇1, 2기 위원회 활동 의미는 = 2001년 10월15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서울에서 연 정상회담에서 역사 공동연구에 합의해 2002년 3월 제1기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가 출범했다.
1기 위원회는 활동 기간을 연장하면서 3년간 합동전체회의 6회, 분과회의 45회 등 모두 50여차례 회의를 했다.
제2기 위원회도 역시 정상 간 합의로 재가동됐다.
2004년 12월17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다.
2007년 6월 출범한 2기 위원회는 지난해 11월까지 합동 전체회의 5차례, 분과별 합동회의 62차례를 거쳤다.
교과서 왜곡, 독도 문제 등 역사적 사실과 그 해석에 대한 양국의 인식이 워낙 큰 상황에서 1, 2기 위원회는 첨예하고 미묘한 문제는 본격적으로 다루지조차 못한 채 양국의 역사 이해와 인식에 엄연히 존재하는 차이를 확인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물론 '임나일본부는 부재했다'거나 '왜구에 조선인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등 의견 일치를 이뤄낸 부분도 있었지만, 조광 공동위원장의 말대로 "이견이 있다는 건 이상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노출시켜 햇볕을 쬈다"는 것이다.
특히 한일 근대 국민국가의 수립과 상호관계, 일본강점기 조선과 일본의 사회변동,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일 관계의 변화, 사람의 이동과 여성 등을 주제로 다룬 근현대사 부문에서는 양측 논리가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기는 1기와 달리 교과서 위원회(일본측 명칭 교과서 소그룹)를 설치해 양국 역사 교과서의 제도, 이념, 기술상의 문제점을 논의했다는 것도 수십년간 한일 갈등의 핵심이었던 교과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는 점에서 일단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3기 위원회 출범할까 = 1, 2기에서 다뤄진 주제들은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것들이었다.
2기에서도 양쪽 학자들이 논의하기로 합의한 24개 주제만 연구했고, 이러다 보니 한일병합 100년인데도 이조차 포함되지 않았다.
을사늑약과 관련한 연구는 진행됐으나 일본 측 학자가 우리 입장으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는 '특이한' 견해를 내놔 심도 있게 다뤄지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위원장은 "해묵은 분쟁거리가 한두 번 대화로 해결될 거라면 분쟁 자체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3기가 출범한다는 전제 아래 좀 더 다양하고 민감한 주제를 다룰지는 역시 양측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럽의 역사 대화 사례를 보면 교과서가 중심이 됐다. 30~70년의 진지한 토론을 통해 공동교과서를 만들었고 아직 의견이 합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3기 위원회 출범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1, 2기 위원회가 모두 양국 정상 간 합의로 출범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3기 출범 가능성에 낙관론을 펴기도 하지만 현재 외교통상부나 교육과학기술부도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공동연구를 계속 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본과 합의를 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현 시점에서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원회에 파견됐던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 등도 모두 복귀한 상태다.
일본 측에서는 2기 위원회 가동 중 위원장이 교체돼 여러 해석을 낳기도 했다.
양국 정치권이나 학계 분위기와 국민여론 등도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양국의 역사 공동 연구가 지속될 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걸음마 뗀 한일역사공동연구…계속될까
1,2기 위원회 "역사인식 차이 확인" 성과, 기 출범은 불투명…학계·정부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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