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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자는 어떻게 하라고?"

TED, 세상을 바꾸는 포럼 (2) 출장 준비

TED측에서 SBS 기자 한 명을 프레스로 초청하겠다고 연락 받은 게 1월초였다.

 처음엔 TED를 갈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 기뻤지만, 곧 걱정이 시작됐다. TED의 홍보 담당 로라는 각 사별로 프레스는 한 명만 초청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하지만 나 혼자 가서 어떻게 취재며 촬영이며 섭외며 홍보며 이 모든 걸 다 하란 말인가.

내가 일하는 미래부는 사실 매일의 뉴스 프로그램에는 참여하지 않고 서울디지털 포럼 행사와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부서다. TED 회의장 내부에서 촬영이 안된다는 얘기를 듣고, 미래부장은 정 사정이 그러면 뉴스 리포트는 포기하고 좋은 연사 발굴과 포럼 벤치 마킹의 목적에만 집중하라고 했다.

사실 그러면 훨씬 편해질 것이었다. 하지만 '기자로서' 욕심이 났다. 프레스로 초청 받아 가는 건데, 기사를 쓰고 싶었다. 게다가 한국 언론이 TED를 취재하는 건 이번이 처음 아닌가.

촬영을 못 하게 한다면, 과거 TED를 취재했던 다른 방송사는 어떻게 보도를 했을까? 미국 방송사에서는 TED 기사가 어떻게 나갔는지 찾아보려 했으나, 찾기 힘들었다. CNN에서도 'TED'라는 검색어를 넣으니 'Ted Turner' 관련 기사만 나올 뿐이었다.

로라와 여러 통의 이 메일을 주고받았다.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어떻게 보도를 하나? 로라는 촬영은 인터뷰 룸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각 세션이 끝나면 연사들이 인터뷰 룸으로 오니까 그 때 촬영하라는 거다. 오케이. 그럼 인터뷰 촬영은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포럼에서 강연하는 장면 없이 포럼을 보도할 수는 없는 일. 강연 장면은? 역시 '촬영 불가'다. 다만 사진은 제공할 수 있단다.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사진만으로는 방송 뉴스를 편집하기 어렵다.

TED는 웹사이트에 모든 TEDtalk를 동영상으로 올린다. 그 영상을 얻을 수는 없나?

TEDtalk 영상은 웹사이트에서 내려 받을 수는 있으나, 편집을 거쳐 올리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를테면 얼마나? 몇 시간 뒤면 되나? 몇 일? 이것도 미리 예상할 수 없단다. 보통은 몇 일이 걸리지만,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답답한 노릇이다.

하지만 일단 카메라를 가져가기로 했다.

어떻게 해서든 그림을 만들어(이건 방송기자들의 언어다. '그림을 만든다' '그림이 안된다'는 말!) 최대한 리포트를 하는 방향으로 해보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려면 '반드시' 한 명이 더 가야 했다. 로라는 기자 한 명이 더 갈 예정이라고 했더니,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프레스는 각 사별로 한 명씩이야' 라고 했다. 그럼 방송 보도를 어떻게 하라는 거야? 해외 출장까지 갔는데 기자가 현장에 있었다는 걸 보여줘야 할 거 아니야? 누군가가 카메라로 찍어줘야 할 거 아니야? 그제서야 로라는 '상황을 알겠다'고 했다. 로라가 말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TED에 방송 기자가 가는 건 처음인 모양이다.

로라는 카메라가 있는 걸 고려해 한 명 더 오는 걸 '승인'하겠다며, 다만 추가로 오는 한 명은 회의장 내부에는 들어올 수 없고, 인터뷰 룸에만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인터뷰 룸에만? 인터뷰 룸이 얼마나 큰데? 뭐가 있는데? 로라는 인터뷰 룸에 포럼을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있고, 인터넷을 할 수 있고, 기사도 쓸 수 있다고 했다. 우리로 치자면 '기자실'인 셈이다.

나와 카메라 기자 한 명이 출장을 갈 수도 있었지만, 이번 출장이 '취재'만을 위한 게 아닌 만큼, 미래부 기자 두 명이 가는 게 좋겠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나와 친한 후배 이정애 기자가 같이 가기로 결정됐다.

우리는 디지털 HD 카메라를 새로 지급받아 간단한 촬영 교육을 받았다. 나는 이미 프레스 패스를 발급받은 반면 이정애 기자는 기자실에만 있어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현장 상황을 봐 가면서 대처하기로 했다.

그런데 출발하기 직전, 이정애 기자가 TED 운영팀으로부터 '세션 패스'를 지급할 예정이니 신상명세를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세션 패스'라면 포럼 세션을 들어가서 볼 수 있는 패스라는 뜻 아닌가. TED 사교 행사 참여는 제한되지만, 세션을 볼 수 있다면 충분했다. 다행이다!

(포럼 얘기 시작하기 전 너무 뜸을 들인 것 같다. 다음부터는 속도를 내서 본론으로 들어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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