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시장인 신포시장.
인천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에서부터 싱싱한 채소들과 다양한 먹을거리로 유명세 톡톡히 치르고 있다.
[맛있는 것도 많고 인심도 좋고 많이 주고….]
[싸고 물건도 좋고 일단 재밌어요.]
그러나 신포시장을 대표하는 맛과 역사의 절대강자는 따로 있었으니.
소문대로 가게 안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북적~ 맛있는 순대 앞에선 위, 아래도 없다.
나이 불문, 성별 불문.
[최순자/인천광역시 북성동 : 동생하고 20년 동안 여기 나오기만 하면 여기 와서 먹어요.]
[배승균/부산광역시 당김동 : 햄버거, 떡볶이보다 더 맛있어요. 이거 먹으러 부산에서 왔어요.]
각종 재료에 찹쌀을 듬뿍 넣어 통통하게 살 오른 순대는 긴 말 필요 없다.
바로 입으로 직행.
여기에 우유보다 더 뽀얗게 우려낸 육수와의 뜨거운 만남.
순대국 한 그릇 시원하게 쭉 들이키면 세상사 스트레스 스르륵 녹는다.
[진국이죠! 진국! 말 그대로 진국!]
[국물 맛이 끝내줘요.]
점심시간 때는 자리가 없어 그냥 돌아가는 것도 다반사.
어쩌랴!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면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
[송창석/인천광역시 신포동 : 어우~ 손님이 만원이고 줄을 서 있잖아. 그래서 이거 내가 매일 배달해 먹어.]
코앞까지 배달해주는 수많은 음식점들을 놔두고 이곳을 고수하는 이유가 궁금한데.
[송창석/인천광역시 신포동 : 여기 30년 넘게 하는 덴데 맛이 자꾸 발전하고 있네. 그래서 매일 먹어도 싫증이 안 나는 거라.]
연매출 12억.
문턱 닳도록 드나들게 만드는 이 집 순대 맛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식당 바로 아래층에 위치한 지하공장에서는 매일 아침, 손으로 직접 순대를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첫 번째 맛의 비결!
[서윤수/순대가게 사장 : 손으로 해야 이게 신선도가 유지되고, 손맛이 가미되어야 순대 맛이 더 좋아요.]
아낌없이 다 주련다!
당근, 양파, 마늘, 생강, 선지 등 15가지 재료를 팍팍 넣고 한쪽에선 찹쌀을 쪄 고두밥을 만드는데 찹쌀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서윤수/순대가게 사장 : 시중의 일반 순대집들이 찹쌀 순대를 만들 때 보면 한 5% 미만 넣어요. 근데 (우리는) 60%가 전부 다 찹쌀이라고 봐야죠.]
양념이 골고루 베이 도록 섞어 돼지 창자에 넣고 10분 가량 푹 삶아내면 되는데 하루에 만드는 순대 양만 100kg.
그러나 그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재료 간 배합이 잘 안 돼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서윤수/순대가게 사장 : 어느 날은 순대를 솥에 다 넣고 본 거야. 솥뚜껑을 열어 보니까 순대가 다 도망가 버리고 없어. 보니까 다 터져 가지고 죽이 돼 버린 거야. 그러면 없는 밑천에 좀 해보려고 했는데 다 망가지면 둘이 그냥 안고 울고 그랬지.]
거듭된 실패에 낙담해있던 서윤수 씨를 지켜준 건 바로 아내.
남편이 순대를 만드는 동안 아내는 '육수 내조'를 하기 시작했다.
[이거는 사골, 사골 뼈예요.]
독산동 우시장에서 직접 공수한 신선한 사골과 등뼈를 가마솥에 24시간 푹 고아내고 육수를 고아낼 땐 불의 세기를 조절하는 것이 맛의 관건.
처음엔 180도로 팔팔 끓이다가 그 후론 앉으나 서나 강약 조절.
[김일순/순대가게 사장 부인 : 그게 조금만 틀려도 국물 자체가 삭아요. 이렇게 뿌옇죠? (국물 보여주며) 아주 뽀얗데 이게 열을 제대로 못 해버리면, 삭았다는 말은 맹물이 되어버려요.]
여기에 머릿고기, 오소리 감투, 갈빗살, 혀 등 영양 높다는 부속 재료가 한데 모이니 12첩 반상 안 부럽다.
맛의 감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곳엔 특별 메뉴가 있다는데.
[여기 고추순대 하나 주세요! 여기 카레순대 하나 더 주세요!]
들어는 보셨는가?
카레순대와 고추순대!
순대를 싫어하던 사람들도 한 번 먹으면 그 맛에 반한다고.
[이슬비/인천광역시 송림동 : 카레가 여자의 피부에 좋다고 하는데 먹으니까 정말 피부가 좋아지는 것 같고 정말 맛있는 것 같아요.]
[노경수/인천광역시 송월동 : 매워 가지고 톡 쏴가지고 입맛을 당겨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손님 늘고 매상 늘고 이색 순대의 일등 공신은 가업을 잇고 있는 아들.
[서인성/순대가게 사장 아들 : 만두에서 착안을 많이 했어요. 만두는 속에 뭘 넣느냐에 따라서 여러 가지 만두가 나올 수가 있잖아요.]
아들은 아버지의 노하우를 이어받아 얼마 전 20분 거리에 순대집을 열었는데, 이곳저곳 시어머니보다 더 꼼꼼하게 살펴보니 아들도 바짝 긴장!
[서인성/순대가게 사장 아들 : 늘상 걱정이죠 뭐. 하하하. 다 잘 되라고 하시는 거니까. 매번 이렇게 와주셔서 체크해주는 것만 해도 고맙죠.]
늦은 점심 온 가족이 둘러앉았는데 누가 순대가족 아니랄까봐 점심 메뉴도 순대.
순대 가족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전통의 맛은 지키되 피자순대나 해산물 순대 등 새로운 메뉴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서인성/순대가게 사장 아들 : 세대를 넘나드는 순대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고객층을 많이 확보하고 싶고….]
더 맛있는 순대를 위하여 불철주야 뛰는 순대 가족이 있어 오늘도 사람들은 든든하게 속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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