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안산에서 출근하던 40대 사업가를 납치살해한 6인조 강도살인 일당의 범행수법은 치밀하고 대담했다.
피해자 차로 납치한 당일 현금 3억원을 챙겨 도주할 때 검문망을 피하려고 전세 버스를 빌려 버스 안에서 살해하고 시신유기 이동수단으로 이용했다.
전세버스를 운전할 수 있는 공범을 범행에 끌어들여 버스로 아산방조제까지 이동한 다음 시신에 아령을 매달아 평택호에 던져 유기했을 정도로 범행수법과 증거인멸 방법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승용차를 이용하면 검문검색 당하거나 도주로 CCTV 녹화영상을 통해 경찰 추적이 쉽다는 점을 알고 전세버스를 빌려 이동수단으로 이용하고 버스 안에서 살해까지 했다"며 용의주도함에 혀를 내둘렀다.
7일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납치 당일 오전 9시께 안산 집에서 나와 출근하는 피해자 이모(46)씨를 지하주차장에서 그의 에쿠스 승용차로 납치한 주범 김모(43)씨 는 4년 전 이씨의 운전기사이자 보디가드로 일했다.
평소 연매출 70억대 중소기업체 사장인 이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김씨는 최근 도박빚 등으로 생활이 궁핍해지자 자신의 형(52)과 함께 직접 이씨를 납치해 끌고 다니며 4시간여 만에 현금 3억원을 손에 넣었다.
김씨 형제는 신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이씨를 시켜 직접 자신의 회사 기획실장인 조카에게 전화를 걸게 해 사업관계로 현금 3억원을 인출토록 한 다음 오후 1시께 안산 상록수역 인근에서 만나 돈을 건네받았다.
돈을 넘겨받기 전 이씨와 통화를 하도록 해 이씨 조카를 안심시키는 등 이씨가 납치 협박당하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은 이씨를 살해하고도 가족 신고를 우려해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서울의 한 공중전화로 이씨 집에 전화를 걸어 '이씨가 집에 곧 들어갈 테니 회사 근처 주차장에 둔 차를 세차해 집 앞에 가져다 놓으라고 했다'며 안심시키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에도 이씨가 사업 등으로 외박이 잦았던 터라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난 13일 오후 1시에야 가족이 경찰에 미귀가 신고해 수사가 쉽지 않았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사건 당일 휴대전화 위치추적으로 확인된 이씨 행적과 4년 전 운전기사로 일했던 김씨의 동선이 일치하는 점에 주목, 추적 끝에 김씨를 사건발생 15일 만인 지난달 26일 안산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주범 김씨가 피해자 아내와 한동안 내연관계를 유지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범행 가담자가 더 있는지, 추가 범행이 있는 지 등 정확한 범행동기와 여죄를 조사중이다.
빼앗은 돈 3억원은 김씨 형제가 1억원, 나머지 범인들이 2억원을 나눠 채무변제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형제를 제외한 공범 4명은 범행 후 돈을 가지고 중국을 통해 필리핀으로 밀항을 준비했던 것으로 조사돼 하마터면 이들 검거에 애를 먹을 뻔 했다"고 말했다.
(안산=연합뉴스)
검문망 피하려 버스 빌려 살해…범행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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