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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추악한 여름'

이 자리에서 기사로 다 쓰지 못한 내용을 몇 가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지난 1월, 2주 정도 취재했던 SAT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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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제가 그에게 건 국제전화는 정확히 166통이었습니다. 미국 뉴욕에 있다는 SAT 강사 S모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다른 기자가 또 100통 넘게 전화를 걸었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다음 날 통화가 성사됐습니다. S씨는 일단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시험지를 훔친 적 없다. 오히려 학원 쪽에서 어디선가 문제지를 빼내 자신을 제외한 다른 강사들에게 뿌렸다. 학원을 떠나려다 R모 학원 관계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지금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대부분 알고 계신 사실들이 S씨의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S씨 "'강사폭행' R학원 주주들은 유명 기업인" 

그러나 다 쓰지 못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S씨가 들려준 학원가의 실상입니다. S씨가 강의했던 R학원은 주식회사였습니다. 주요 주주 중에는 유명 회사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S씨가 미국 변호사 출신인 R학원 원장에게 납치돼 감금됐던 경기도의 별장은 주요 주주 가운데 한 사람의 소유였습니다. 별장 주인은 상당히 유명한 중소 기업의 사장이었구요. S씨는 R학원 원장 P씨가 과거 법조계 인맥을 동원해 별장 주인의 사업상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주요 주주들의 신임을 얻었다고 증언했습니다.

S씨는 자신의 이적 시도가 폭행으로까지 이어진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R학원이 당시 매각을 시도 중이었는데 S씨가 빠져나가면 학원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S씨의 이적을 막았다는 겁니다. 매각 협상의 파트너도 교육사업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뿌리는 조직폭력배 출신인 A그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S씨를 폭행한 학원 원장은 고용 사장일 뿐 실소유주는 따로 있다고 하는군요.

소유주는 재벌가 멤버. 수강생은 고관 자제

S씨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어서 R학원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취재해봤습니다. 취재 결과 국내 유수의 재벌가 멤버인 A씨가 R학원 등기 이사로 등재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학원의 감사로 선임돼 있는 사람은 A씨 남편이 실소유주로 있는 다른 회사의 고용 사장이었습니다.또 다른 학원가 관계자도 R학원의 실소유주가 재벌가 멤버 A씨라고 알려줬습니다.

S씨는 자신이 가르쳤던 수강생 중에 고위공무원을 역임한 유력 인사의 자제들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제 3의 학원가 관계자도 유명 기업의 자제들도 S씨의 수업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이 관계자가 제보한 수강생 명단에서 이들의 이름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추악한 여름

물론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은 대부분 S씨의 일방적 주장입니다. 그러나 학원의 실소유주가 재벌가 멤버이고, 고용 사장은 유명 로펌 출신의 미국 변호사였고, 유력 집안의 자제들이 이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다는 것은 팩트입니다.  

이렇게 까지 해야 할 이유가 뭐였을까요? 한 달에 1천만원 넘는 학원비를 바치는 학부모, 이권을 ?아 SAT 사교육 시장에 몰려든 법조계와 경제계의 엘리트들,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불법과 폭력. 아주 짧은 기간의 취재였지만, 드러난 사실들은 이른바 '사회지도층'의 일그러진 행태들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문제가 됐던 SAT 학원은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십중팔구 유명 SAT 학원들은 문전성시를 이룰 겁니다.뉴스에 보도됐던 학원들 은 오히려 '확실한' 족집게로 이름을 날리겠죠. 또 수십, 수백억의 돈이 대치동을 몰릴 겁니다.여름이 되면  다시 대치동을 찾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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