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Ⅱ를 아시나요? 순수 국내 기술(정확히는 국산화율이 90% 안팎이라고들 하죠.)로 만들어진 고속열차 말입니다. 내일부터 경부선과 호남선에 하루 4편씩 운행을 시작하는데요. 저도 최근 보도를 했었지만, 이 신형고속열차가 기존 KTX와 달라진 점이라면, 전좌석이 회전형으로 설치돼, 원치 않는데도 역방향으로 타고가는 불편이 사라지게 됐다는 점, 그리고 방음이나 방재 시설이 강화됐다는 점 등이 있죠. (속도는 시속 305㎞로 기존 KTX와 같습니다.)
그런데, 이 KTX-Ⅱ의 이름이 'KTX-산천'으로 지난 26일 확정됐다고 합니다. 음… 사실 KTX-Ⅱ는 가명이었거든요. (전, 이 KTX-Ⅱ를 KTX2로 표기해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우선 읽을 땐 서로 같죠. 케이티엑스투... 로마숫자를 잘 안쓰니 혼동될 우려도 있고 해서 코레일측에 양해를 구하고 그렇게 썼던 건데요. 각설하고….)
코레일측이 밝힌 '산천'으로의 명명 이유는 이렇습니다.
"'KTX-산천'은 외형 디자인의 모티브가 된 토종 물고기 '산천어'처럼 날렵하고 힘차게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형 고속열차를 의미합니다. 특히, '산천'은 산(山)과 내(川)로 해석돼 푸르른 자연을 뜻하며, 친환경적인 녹색철도의 상징성을 갖고 있습니다."
공모 끝에 'KTX-산천'으로 결정된 건데,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후보명들론 '용'의 순우리말인 '미르'와 '미래로', '아리랑' 등이 있었다는군요.
그밖에 KTX-Dream, KTX-GLORY, KTX-ECO, KTX-온누리, KTX-태극 등도 후보명이었고요.
'케이티엑스 산천', 이름 잘 지으셨네요. '케이티엑스 투'보단 훨씬 낫네요.
음… 전 지난 11일, 이 'KTX-산천'의 언론인 초청 시승식에 갔다온 뒤, 시승기를 보도했었는데요. 그날 시승식은 서울역에서 타서 대전역으로 갔다가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습니다. 일정을 마친 뒤에, 서울역에서 내려서 취재차량을 타려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마침 옛 서울역사 앞을 지나게 됐는데요. 공사 때문에 둘러쳐진 펜스에 한국 열차의 소사(小史)가 사진으로 전시돼 있더군요. 걸음을 멈췄습니다.
사진 한장이 제 눈길을 붙잡았습니다. 열살쯤 돼 보이는, 괴나리봇짐을 진 소년 하나가, 완행열차 객실 의자 위 짐칸에 모로 누워,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을 촬영한 흑백 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 한 50년 前쯤 찍었을라나요. 전, 그 소년의 시선에 눈을 맞추고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뭐랄까…. '이 소년도 이젠 고속열차를 타고 있을까나?'란 객쩍은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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