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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겨대모'의 눈물 "피가 멈추는 것 같아"

<8뉴스>

<앵커>

선수와 지도자로서 40년 넘게 한국 피겨계에 몸담아온 이인숙 씨에게 이번 밴쿠버 올림픽은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규혁 선수의 어머니이기도한 피겨 대모 '이인숙'씨를 주말인터뷰에서 주말 인터뷰에서 서경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1963년, 7살때 아빠가 사준 스케이트, 얼음판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또 그렸습니다.

그게 피겨 스케이팅이었습니다.

실내 빙상장은 동대문이 유일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인숙/전국스케이팅연합회 회장 : 사장님 몰래 밤에 등을 하나 비춰주셔서 거기에서 밤새도록 도형을 그렸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10년간 국가대표.

이후 지도자가 된 이인숙 씨는 피겨 선진국 러시아를 찾아갑니다.

[이인숙/전국스케이팅연합회 회장 : 시설이나 그런 부분은 정말 화려하지 않았지만 운동을 할 수 있는 체계가 잡혀 있는 걸 보고 굉장히 깜짝 놀랐어요.]

위탁운영하던 과천빙상장을 변화시켰습니다.

스케이팅, 음악, 안무, 분야별 전담 코치제를 도입한 겁니다.

그때 7살, 놀라운 꼬맹이 강습생이 들어왔습니다.

김연아였습니다.

연아가 첫 국제대회 챔피언에 올랐던 2004 헝가리 주니어 그랑프리, 선수단장이자 국제심판이었던 이 씨는 동료 심판들이 더 놀라워했다고 회상합니다.

[이인숙/전국스케이팅연합회 회장 : 신체적으로 기니까 척척 늘어지면서 스케이팅하고 이러는 걸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점수를 굉장히 많이 주더라고요.]

그로부터 6년, 이 씨는 40년 피겨 인생에 결실을 맺어준 연아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아들 얘기엔 목이 메어옵니다.

이규혁, 올림픽 4전 5기, 이번만큼은 하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5백미터,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1천미터는 차마 지켜 보지도 못했습니다.

나중에 뉴스를 보는데도 피가 멈추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인숙/전국스케이팅연합회 회장 : 이 녀석이 아주 그냥 어금니를 물었더라고. 스타트에서. 어금니를 물고 타더라고, 그래서….]

늘 당당하라고 가르쳐온 엄마는 돌아온 아들을 힘껏 안아 줬습니다.

하지만 쓸쓸히 퇴장하는 아들의 뒷모습까지 보듬기는 힘겨워 보였습니다.

[이인숙/전국스케이팅연합회 회장 : 훌륭하다. 너한테는 올림픽이 운이 안 따라준 것 뿐이니까 모든 걸 다 잊어버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문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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