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닷새동안의 설전이 남긴 것

세종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의원총회가 오늘로 끝났다. 한 가지 의제로 닷새동안 의원총회가 열리기는 처음인 것 같다는 게 한나라당 의원들의 얘기다. 그 토론장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의원총회는 본회의 전에 의안을 설명하거나 쟁점 법안에 대해 논의할 때 혹은 몸싸움을 앞두고 전략을 짤 때 등등 각종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열린다. 하지만 늘 의원들로 꽉차는 것은 아니다. 논의가 길어지거나 지루해지면 빈자리가 늘어나기 십상이다.

이번 세종시 의원총회는 무려 5일간이나 진행됐다. 날이 갈수록 사람이 줄긴 했지만 자리가 텅텅비는 일은 없었다. 그 만큼 어떤 면에서는 진지한 토론이었다. 계파별로 거의 같은 말이 오갔지만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하거나 양 계파의 선명성 경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토론이 장시간 계속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설전이 벌어진 부분은 극히 일부였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야 하다보니 기사는 그게 비록 일부라할지라도 논의의 기저에 흐르는 맥락을 전달해줘야 하다보니 계파간 충돌에 주목했다. 친이-친박간 설전과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회동무산 책임을 둘러싼 정몽준 대표와 친박 의원들의 공방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렇게 때때로 신경전이 벌어져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참석자들은 대체로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이런 점에서는 진일보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몇시간씩 발언내용을 받아쳐야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었지만 '정치의 매력은 상임위, 본회의 돌아가며 했던 말 또하는 게 매력이라'는 모 의원의 말처럼 그게 정치의 본질 중 하나다.

문제는 그런 토론이 토론에만 그쳐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형식적인 면에서 한나라당의 의원총회는 언론이나 의원끼리 모임을 통해서 간접 제기하던 각자의 주장을 공론의 장에서 논의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마음을 꼭꼭 닫은 채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이번 의원총회가 내용상 진일보했다까지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들 상대 계파의 주장을 들으며 이를 수용하거나 접점을 찾기보다 자기 논리 위에서 공격할 방법을 찾는데 골몰한 모습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절충안을 제기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방법론일 뿐 내용상 접근은 거의 없었다. 한마디로 별 성과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26일 의원총회에서 친이-친박-중진 의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추가 논의를 하기로 했지만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친이-친박간 논의는 이미 물건너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절충을 시도하겠지만 종국에 가서는 표결로 맞붙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닷새간의 의원총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돌파구 모색이라는 형식적 성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런 성과가 계파간 갈등 해소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닷새간의 논의가 파국으로 가기 위한 서로간의 명분쌓기 였는지 아니면 진정 돌파구를 찾아보고자 했던 몸부림이었는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