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북·중협의 결과를 디브리핑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우선적으로 지목해 부른 것을 놓고 외교가의 신경이 예민해지고 있다.
중국이 남·북·미의 이해가 얽혀 6자회담 재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모종의 '매듭'을 풀어보려는 전략적 포석일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에서다.
우선 외교가는 북한이 6자회담 재개 조건으로 요구해온 선(先) 평화협정 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할 당사자가 바로 남·북·미·중 4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의 선후관계다.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 앞서 평화협정 회담을 먼저 열자고 주장하고 있고 이에 한국과 미국은 '비핵화 초점 흐리기'라며 제동을 걸어왔다.
비핵화의 진전이 추동력을 얻은 이후에 평화협정을 논의할 수 있다는게 한·미의 '정리된' 입장이다.
여기에 회담 당사자 문제도 평화협정 논의의 '숨은 복병'이다. 북한은 한국이 정전협정 당사국(북·중·미)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국을 평화협정 회담 당사자에서 배제하려는 인상을 풍겨왔다.
최진수 주중 북한대사가 지난 달 12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평화협정 회담 당사자로 미국과 중국을 거론하면서도 한국에 대해 "휴전(정전)협정에 반대해 조인하지 않고 현재도 반대하는지 어떤지 알지 못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남·북·미간에 복잡하게 얽힌 입장을 절충한 모종의 중재카드를 제시하고 대타협을 이끌어내려는 차원에서 한국과 미국을 먼저 부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중국이 비핵화와 평화협정 논의를 병행한다는 기조 하에 두 회담의 주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쪽으로 중재안을 마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핵화의 초점을 유지하면서도 평화협정 논의의 동력을 살림으로써 두 회담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협상기술적인 조정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은 이 같은 병행논의를 전제로 평화협정 회담을 이르면 내달 말 열릴 6자회담과 동시에 여는 방안을 한·미에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망이 나온다.
한 소식통은 24일 "북·중 협의에서 평화협정 병행 논의 쪽으로 의견접근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중국은 중재안에서 평화협정 회담의 형식을 남·북·미·중의 '4자회담'으로 규정할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북.중 협의과정에서 북한으로부터 한국이 참여하는 '평화협정 4자회담'에 대한 일정한 동의를 이끌어냈다는 소식통들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춘제 연휴가 끝나자 마자 한국을 가장 먼저 부른 것도 한반도문제의 최대 당사자임을 부각하면서 평화협정 회담에 '당연 참가국'임을 알리는 효과를 염두에 뒀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신 중국은 한국을 향해 '평화협정을 4자회담에서 다루되 회담 개최 시기는 6자회담과 병행한다'는데 동의해달라는 주문이 담겨있을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이 이런 중재안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할 경우 중국은 이를 북한측에 제시하며 6자회담 공식복귀를 선언토록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한·미가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나올 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우리 정부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논의는 결국 비핵화를 회피하려는 북한의 계산된 노림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미국도 같은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
과거 불능화 조치로 복원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의 가시적 조치가 있어야 평화협정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고위소식통은 "왜 우리가 항상 북한의 요구에 양보만 해야 하느냐"며 "병행논의는 결국 선 평화협정 회담과 다를 바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로서는 현시점에서는 6자회담이 어떤 식으로든 조기 개최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상황인식을 보이고 있어 전략적 유연성을 꾀할 가능성은 있다.
한·미의 대응방향은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표단이 중국방문을 마친 뒤 한국을 방문하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6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전략대화를 갖는 과정을 거치며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중국, 한·미 우선 초청 배경…'4자회담' 주목
평화협정 주체-논의시점 절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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