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프랑스 정부에 대해 외규장각 도서의 '영구대여'를 공식 요청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내달중 정식으로 외교문서를 프랑스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이 21일 밝혔다.
영구대여는 프랑스로부터 외규장각 도서를 대여받은 뒤 이를 4년 단위로 계속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무기한 대여받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같은 방침은 외규장각 도서의 조속한 반환을 요구하는 국민정서와 국내법을 근거로 소유권 반환을 원천적으로 불허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의 입장 사이에서 일종의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서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가 새롭게 공론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핵심 소식통은 "양국 정부가 그동안 구두로 교섭을 벌여왔으나 최근 프랑스측이 우리 정부의 정리된 입장을 문서로 전달해달라는 뜻을 전달해왔다"며 "시민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영구대여'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을 내렸으며 이를 공식 문서로 발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조만간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가진 뒤 내달중으로 프랑스 정부에 외교문서를 전달할 방침이다.
정부는 당초 '장기임대'라는 용어도 검토했었으나 소유권 반환을 요구하는 강경여론 등을 감안해 '영구대여'라는 표현을 쓰기로 했다.
정부는 프랑스가 영구대여에 응할 경우 해외교류정책에 따라 우리 문화재를 프랑스 현지에서 전시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1993년 당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이 상호교류와 대여의 원칙에 합의한 이후 민.관 채널을 통해 프랑스측과 도서반환 협상을 진행해왔고 2001년에는 양국 민간협상단이 '맞교환 방식'에까지 가까스로 합의했으나 국내의 반대여론으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007년 10월 프랑스의 등가등량(等價等量.동등한 가치와 무게) 교환원칙 폐기와 함께 '장기임대' 방안을 제안했으며 2008년 5월 한.불 차관급 정책협의회와 작년 6월 한.불 총리회담을 통해 이를 협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93년 미테랑 대통령 방한 당시 문화부장관 자격으로 수행했던 자크 랑 프랑스 대북특사는 작년 10월 방한 당시 외규장각 도서 반환에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지금까지 파악된 프랑스 소재 외규장각 도서는 모두 297권이며 휘경원원소도감 1권은 1993년 영구임대 형식으로 우리측에 반환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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