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림픽 개막 일주일 동안 명승부와 명장면이 풍성하게 이어졌지만, 때로는 안타깝거나 재미있는 '실수'들이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습니다.
김형열 기자입니다.
<기자>
출발 부저가 울린 뒤 이내 균형을 잃고 넘어집니다.
4년을 준비한 꿈이 4초 만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속도를 내다 넘어지면 시야에서 사라지기도 합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다시 나오기가 왠지 쑥스럽습니다.
백분의 일초라도 줄이기 위한 스케이트 날 들어올리기가 가끔은 약이 아닌 독이 됩니다.
빙판을 깨뜨려서 엉뚱한 사람만 고생시키고, 힘껏 하다보면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좋아해도 넘어지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기분은 최고입니다.
퍽 대신 선수들이 골 대 안으로 들어가고, 남들이 퍽을 쫓을 때 혼자만 벗겨진 헬맷을 쫓습니다.
그마저 쉽지 않습니다.
승리를 확신한 팬들이 모자를 링크 안으로 던져 경기가 중단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팬들의 응원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넘어지고 스키가 벗겨져 경기를 포기할 상황에서도 팬들이 있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민망하고, 때로는 안타까운 순간의 실수들이 가끔은 숨막히는 승부에 잔재미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