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짜리 '봉양보리밥'
값은 단 돈 '2천원'이지만 맛은 '일품'
"손님 건강과 안녕 최우선으로 기도"
"처음에는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찾아들어오면 따뜻하고 영양 좋은 꽁보리밥과 신선한 야채와 절임요리 등을 배부르게 먹고 오손도손 차도 한 잔하면서 몸과 마음을 녹이고 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든 거예요. 그런데 이제 너무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조금은 힘에 부치네요."
밀려드는 손님들 탓에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 인터뷰에 응한 우두영(72세) 양부남(63세)씨 부부는 늘어만 가는 손님 탓에 걱정이 있는 듯 했지만 일반 노인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생동감이 넘쳤다. 매일 수백개의 그릇과 국, 밥, 반찬을 준비하다보면 힘이 들텐데도 얼굴과 눈빛에는 즐거움과 만족감이 가득했다.
2,000원짜리 밥집을 하는 이유에 대해 그들 부부는 담담하게 말한다. '우선 손님들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우리 집에서 드시고 간 분들 모두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가만히 손님들을 관찰해보니 2,000원이라는 소문을 듣고 들어와서 양푼에 밥을 퍼담고 반찬을 담아 비빌 때까지는 '싼게 비지떡'이라는 그저 그런 표정이지만, 한 입 떠먹고나면서부터는 슬슬 궁금한 표정들로 바뀐다. 결국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구수한 누룽지까지 먹고난 손님들 대부분이 "아니, 이렇게 해도 남으세요?"를 꼭 묻고야 만다. 그러고 나서는 연신 '이런 식당이 있어서 고맙다' '귀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며 인사를 아끼지 않는다. 노부부가 내놓는 단돈 2,000원짜리 보리비빔밥이 어릴적 할머니의 사랑과 정성을 닮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이곳의 단골손님은 "여기는 돈의 가치가 무색해지는 곳이다.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 때문에 들어오지만 나갈 때는 배부름과 따뜻함, 즉 정신적 포만감을 안고 나간다. 노부부는 안받아도 되는 돈이고 손님들에게는 선뜻 내기에는 정성에 비해 너무 모자라는 적은 돈이다. 찾아주어서 맛있게 먹어준 손님에게, 맛있게 차려준 주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서로 표하다보면 1,000원짜리 지폐 두 장은 별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한다.
'정성들인 음식 먹어야 사회도 건강해져'
이들 부부는 새벽 4시반이면 일어난다. 제철음식을 구입해 제맛나게 요리하는 것도 힘들지만 많은 가짓 수의 음식을 준비하다보면 어느새 11시. 밀려드는 손님을 맞고 오후에 설거지 등 뒤처리를 하고 장을 보러갔다 오면 밤 10시에나 잠자리에 든다. 그래도 행복하고 즐겁다. 이 밥집을 운영하면서 우울증도, 아픈 것도 없어졌다.
종가집의 딸로 태어난 탓에 일찍부터 전통요리와 장담그는 비법을 익힌 아내 양부남씨는 우리 시 회암동에서 한정식전문점을 운영한 바 있는 궁중요리, 일식 등에 정통한 요리전문가인데다 전통 절임요리와 자연발효식품 제조비법을 갖고있다. 남편 우두영씨는 교사와 대기업 계열사 사장 등을 지낸 경륜을 갖고 있다. 그런 이력들이 모이고 익고 발효가 돼 2,000원짜리 꽁보리밥집을 탄생시켰다.
부창부수라고 했던가. '봉양보리밥'의 철학이자 '황홀한 밥상'의 이유를 요리전문가 아내와 교육자였던 남편이 입을 모아 합창했다.
"국가와 사회가 건강하려면 우선 국민들이 먹거리 걱정이 없어야 되기 때문에 누구나 걱정없이 드시라고 2,000원짜리 밥집을 하게 됐고, 정성들인 음식을 먹어야 건강한 몸과 생각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료도 엄선하고 정성도 쏟게 된 것이지요."
최상경 SBS U포터
http://ublog.sbs.co.kr/pmr0920
[U포터] 2,000원짜리 '봉양보리밥' 집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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