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금메달 못지않은 아주 값진 은메달이 나왔습니다. 남자 5,000미터의 이승훈 선수가 그 주인공입니다. 스피드 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에서 메달을 딴 첫 아시아 선수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습니다.
김형열 기자입니다.
<기자>
이승훈의 상대는 토리노올림픽 10,000미터 금메달리스트인 네덜란드의 밥 데용이었습니다.
네덜란드 응원단으로 관중석이 오랜지빛으로 물들었어도 이승훈은 위축되지않았습니다.
초반부터 앞서나갔습니다.
조금씩 격차를 벌려갔습니다.
3,000미터를 주파했을 때 고비가 왔습니다.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밥 데용과 거리차가 갈수록 줄어들었습니다.
김관규 감독은 여기서 이승훈에게 스퍼트를 지시했습니다.
마지막 3바퀴를 남기고 이승훈의 페이스가 다시 빨라졌습니다.
랩 타임을 29초대로 줄이며 쭉 치고나갔습니다.
이승훈은 밥 데용을 50미터 이상 뒤에 두고 골인 지점을 통과한 뒤 오른손을 불끈 쥐었습니다.
6분 16초 95로, 앞서 경기를 한 세계 1위 크라머에게만 2.35초 뒤졌습니다.
이승훈은 남아 있던 네 선수의 레이스를 지켜본 뒤 은메달이 확정되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 5,000m 은메달리스트 : 운동하며 고생했던 시간들이 아깝지 않고 지금 너무나 기쁘고요, 거의 체력 위주의 운동을 집중적으로 한게 제대로 들어맞은 것 같아요.]
이승훈은 힘과 체격이 좋은 서양 선수들이 휩쓸어 온 장거리 종목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첫 메달리스트가 됐습니다.
쇼트트랙으로 다진 체력과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으로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김관규/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 감독 : 설날 아침부터 스피드스케이티을 응원해 주신 국민여러분께 너무 감사드리고 이승훈 선수가 너무 잘해줘서, 자기 능력의 120%를 발휘한 것 같습니다.]
이승훈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승훈은 오는 24일 열릴 10,000미터에서 또 하나의 신화에 도전합니다.
(영상취재 : 조춘동 편집: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