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그러나 고향이 아무리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사람들, 또 아예 갈 곳이 없는 사람들도 많죠. 노숙인들이 자기보다 더 외로운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노숙인 보호센터입니다.
야채를 썰고, 전을 부치고.
음식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요리를 하는 이들은 평소 이 곳에서 무료로 식사를 제공 받아온 노숙인들입니다.
[이재철 : 모양이 이쁜 떡이 먹기도 좋다고. (흐흐) 생각보다 이쁘지도 않고 많이 타가지고 좀 걱정이네요.]
정성껏 만든 잡채가 식을까 서둘러 포장해 근처 쪽방촌으로 걸음을 재촉합니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설 음식은 꿈도 못 꿨던 쪽방촌 사람들.
그것도 자신과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은 노숙인이 건넨 도시락에 멋쩍은 웃음만 나옵니다.
[정홍진/서울 동자동 : 남한테 이렇게 얻어먹은 거 처음이라. 진짜 사람이라 어쩔 줄을 모르겠네.]
동료 노숙인들에게도 따뜻한 밥 한끼를 대접합니다.
저녁 식사의 온기로 차겨운 겨울을 함께 견뎌온 동료들이기에 배식판을 나르는 감회는 남다릅니다.
[박정평 : 작은 성의나마 저희들이 있었을 때 이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를 해 줄 수 있는 순간이 행복.]
매일 아침 음료를 배달하던 아주머니들은 독거 노인들을 위해 떡국을 끓였습니다.
작은 온정이지만 외로운 이웃들이 훈훈하게 설을 보내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 VJ : 김준호, 영상편집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