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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복마전 시리즈 대방출

공사비 부풀리기부터 교직매매 까지…극약처방 먹힐까?

서울교육청은 지금, 복마전 시리즈 대방출

학교공사 수주비리에 교직 매매에 가까운 인사비리까지…. 서울시교육청의 비리실태를 뜯어보면 복마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학교 창호공사 과정의 비리가 지난해 10월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엔 개청 이래 처음 검찰로부터 현직 사무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당하기도 했습니다.

문제의 근원은 학교공사와 관련한 교육청 시설과 직원의 권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시교육청 시설공무원은 창호 등 부수적인 공사 자재의 경우, 자신이 직접 업체를 선정해 예산으로 자재를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이른바 관급제도이죠. 당연히 브로커들의 표적이 됩니다. 공사비를 늘려달라는 등의 청탁이 실제로 빗발쳤습니다. 이미 구속된 6급 직원은 고급승용차를, 사무관은 수천만 원을 대가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 서부지검이 공사 비리와 관련해 구속한 사람만 이들을 포함해 7명이나 됩니다.

최근에는 "장학사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해주겠다"며, 현직 교사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장학사 1명이 구속됐고요. 상관인 현직 장학관 등 2명도 추가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인사비리에 대해선 사실, 교육계 내부에서도 심각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있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초중고교사와 교장, 대학교수 등 교육계 인사 540여 명을 상대로 최근 장학사 비리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교육 전문직 인사비리는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이 "심각한 상황이며,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인사 비리 원인으로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인사 시스템' 을 꼽았고요. '학연·지연 위주 선발방식' 등을 꼽은 사람도 37%나 됐습니다.

교육청 본청의 비리 속보가 끊길 즈음, 장학사와 교육청 직원에 질세라 이번엔 일선 교장 선생님 5명이 비리에 연루됐단 뉴스가 나왔죠. 방과 후 학교 업체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받고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모두 재판에 부쳐졌습니다. 지난 7년 동안 사례비로 7백만 원에서 2천만 원을 받은 것인데, 사무실에서 직접 뇌물을 받기도 했습니다.

극약처방은 내놨지만

서울시교육청도 사태 심각성을 깨닫고 뒤늦게 극약처방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이전 처방처럼 공염불이 될 거라는 따가운 시선도 뒤따르고 있죠.

서울시교육청은 앞으로 교육 비리를 신고하는 내부 고발자나 시민에게 최고 1억 원의 포상금을 제시했습니다. 공공기관이 내건 금액으로는 가장 많은 액수입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부정하게 돈을 받은 게 한 번만 적발돼도 곧바로 직위 해제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금품수수와 횡령, 성폭력, 성적조작 등 4대 교육 비리로 규정했는데요. 이 가운데 하나라도 저지르면 영원히 승진을 못 하게 했습니다.

공사 수주 비리 근절책도 있습니다. 자재 구매 과정에 생길 수 있는 시설 담당 공무원과 비리업체 사이의 유착을 끊기 위해 모든 학교 공사에 업체 선정위원회를 두도록 했습니다.

말씀 드렸듯, 지금까지 시교육청과 일선 학교들은 시설공사를 할 때 공사부문은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적용하면서도 공사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재 구매에는 특정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을 사용해왔습니다. 교육청 관계자는 "특정업체의 자재 구매는 우수한 품질을 확보한다는 것이 취지였지만,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일선 교육 관련 공무원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통로로 악용돼 왔다"고 자인했습니다.

누구나 알면서도 고치지 않았던 건 왜 일까요? 온정주의가 극약처방도 삼킬거란 걱정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온정주의의 함정

시 교육청은 부패 감시기능을 내부에 국한한 관행을 벗고 포상금제와 수사기관과의 공조로 이번 대책이 확실한 효과를 볼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만, 바깥에선 땜질식 즉흥 처방이란 비판이 더 많습니다. 교총과 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은 신고위주 제도만으론 병폐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1억 원 포상금 외엔 특별한 게 없고, 포상금제도 다른 시도 교육청의 경우 전혀 성과가 없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같은 금품수수라도 금품을 직접 요구한 경우에만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적용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요구 하지 않은 금품을 받은 교원에게 곧바로 직위해제를 내리는 건 심하다는 게 교육청 입장인데, 온정주의로 빠질 수 있는 허점이죠. 직접 요구를 했는지는 검찰수사에서도 늘 쟁점이 되는 부분인데, 은근히 요구되는 게 뇌물이란 사실을 교육청은 모르는 걸까요? 학교공사에서 부패를 저지른 공사업체는 길게는 5년간 학교공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지만, '길게는 5년'은 곧, '짧게는' 몇 달을 의미할 수도 있죠. 시행 과정에 온정주의가 개입할 여지가 이렇게나 많다보니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질 않습니다.

은밀한 부정부패 관행을 감시하는 제도가 그동안 없었던 게 아니죠. 결국 이번 대책 역시 시교육청의 지속적인 비리 근절 태도가 성패를 가를 텐데요. 공염불을 외려는 징후가 보이면, 고발기사 발제에 매진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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