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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너도나도 '아이돌 고시'

<8뉴스>

<앵커>

여러분 혹시 '아이돌 고시'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요즘 연예계에서는 소녀시대와 빅뱅같은 이른바 아이돌 스타가 되기 위한 과열경쟁을 빗대 이런 신조어까지 생겼다고 하는데,

과연 어느정도인지, 그리고 문제는 없는지 하대석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머라이어 캐리 같은 세계적인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인 연습생 16살 민아 양.

하루 중 대부분을 소속 기획사에서 노래와 춤 연습으로만 보낸 지 벌써 4년이 됐습니다.

자기 같은 신인이 매달 음반 시장에 1백여 명이 나오지만 성공 확률은 1%도 안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박민아(16)/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 : 제가 언제 어떻게 이 바닥에서 없어질 지 모르는거고요. 제가 맘이 약해질까봐 그게 제일 두려워져요.]

지난 1일 한 유명 기획사 앞.

아이돌 연습생을 뽑기 위한 공개오디션이 열렸습니다.

6명을 뽑는데 무려 3만여 명이 몰렸습니다. 

[지망생 : 한 2시간 반 정도 기다렸어요.] 

사교육 시장이 생길 만큼 경쟁이 워낙 치열해 '아이돌 고시'란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보컬 학원과 댄스 학원, 피트니스 센터는 오디션 준비의 기본 코스.

최근엔 연예인과 지망생을 전문으로 하는 외국어 학원까지 생겼습니다.

인터뷰, 연기 등 상황에 맞춰 외국어를 배웁니다.

[노지훈(19)/가수지망생 : 심지어 다른 애들은 개인기 과외를 따로 받더라고요. 아직까지 못 배우고 있는 게 불안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적게는 3년 많게는 10년을 바친 뒤에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99.9퍼센트의 아이돌 지망생입니다.

아이돌을 꿈꾸며 6년간 연습생 생활을 하다 포기한 박원일 씨.

자신은 늦게라도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중도 포기한 연습생 대부분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박원일/연습생 출신 대학생 : 방황을 많이 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범죄를 저지르거나 혹은 안좋게 되는 친구들도 많이 본 것 같아요.]

아이돌 고시 현상은 현실을 잊고 싶은 어른들이 로또에 열광하듯 대입에 매몰된 교육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청소년들의 열망이 반영됐다는 지적입니다.

또 홍보 효과를 위해 아이돌 모시기에 나선 일부 대학과 아이돌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미디어 업계도 청소년들의 무모한 도전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강태규/대중문화 평론가 : 실력보다는 기획사의 홍보력만 얹어진다면 나도 역시 저 자리에 갈 수 있다라는 환상같은 것들을 지금 미디어가 가르치고 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청소년들이 눈 앞의 화려함을 쫓기 보다는 현명하게 장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 공진구, VJ : 오세관,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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