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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희망자는 늘었는데…'희망' 꺾는 의료체계

<8뉴스>

<앵커>

지난해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사후에 각막을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의료체계 때문에 이 고귀한 뜻이 헛되이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월 강릉의 한 병원에서 위암으로 숨진 61살 심모 씨는 각막기증 신청자였습니다.

하지만 각막이식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심 씨 처럼 지난해 숨진 각막기증 희망자 456명 가운데 실제 이식이 실현된 경우는 불과 52명, 왜 이런일이 생길까?

기증신청자가 숨졌을때 각막이식을 할 수 있는 제한시간은 사망후 6시간, 이를 위해 권역별로 모두 80개의 전문병원이 지정돼있지만 운영에는 헛점이 있었습니다.

강원도의 한 지정병원에 실제로 각막기증을 문의해봤습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각막 이식이라든가 그런게 이루어지거나 그러진 않으시대요. (지금 홈페이지 보면서 전화 하는건데요.) 그렇긴 한데…. 00병원에서 하신대요. 그쪽에서 여쭤보시고.]

다른 지정 병원들도 마찬가지.

서로 다른 병원으로 미루더니 엉뚱하게도 병원 안내를 하는 응급의료정보센터로 연결해 줍니다.

[1339인데요. 저희가 알아봤는데 따로 지금 시간에는 힘드실 것 같고요.]

지정병원들이 이렇게 소극적인데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종합병원 안과 의사 : 우리 병원에 각막 이식할 사람(환자)이 없잖아요. 내 레지던트가 가서 눈을 떼어 오고 그 눈은 다른 병원에 주죠. 자기는 수고만 하고 자기병원은 언제나 손해를 보죠.]

전문가들은 미국의 아이뱅크 같은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원규/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국장 : 항상 출동할 수 있는 각막 적출 전문가를 두었다는 점과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아이뱅크에 바로 연락하는 사망자신고제도를 시행함으로 미국에서는 1982년에 2배 가량 각막기증이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각막기증을 신청한 사람은 18만 5천46명으로 한 해만에 2배로 늘었습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사랑나눔의 뜻을 따르려는 따뜻한 사랑의 물결이 헛되지 않도록 세심한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VJ :  김준호,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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